K-Food 솨랑해여!

#19일 차

by annamood







다행히 죽지 않았습니다.

어제는 뭐 텐트도 아니고 이건 뭐 그냥 노숙이었다.

친구들에게 나 노숙하는 사진 보내니까 순례길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며...^^;;



내 침낭은 너무 얇고, 다른 캠핑하는 친구들 중에 히말라야용 침낭이 하나 있었는데 쿨하게 나에게 양보해줬다.

그래서 정말 1도 추운지도 모르고 꿀잠을 잤다.

길바닥 체질인가?

여하튼 정말 기능성 제품들!! 효과 있습니다. 히말라야에서도 잘 수 있을 거 같아. 신뢰감 쭉쭉 올라감!



캠핑 같은 노숙 하면서 나름 많이 배웠다. 밤에 동물들이 오면 안 되니까 불 한쪽에 작게 피워놓고 재를 텐트 주변으로 쭉 둘러주면 동물들이 오지 않는 다고 했다.

다신... 비박하지 않을 거라 뭐 그냥 잡지식정도로만 알고 있어야지.. 호호.


캠핑족들은 날이 밝자마자 다 떠났다. 가기 전에 피자남이 차 한잔 먹고 가라고 해서 밤새 피웠던 모닥불 위에 올려 한잔 따듯하게 아침 겸 먹고 떠났다.


나 정말 노숙했구나..^^


20191110_075340.jpg
20191110_083007.jpg





오늘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알베르게에서 묵기 위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도착했고 다른 알베르게 보단 가격 면에 비해 비쌌다. 하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있었다.

한국 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나 보다. 왠지 뿌듯!


주인장과 인사를 나눴다.

한국인 아주머니와 스페인 아저씨였다. 아주머니 말로는 스페인에 시집을 왔는데 순례길이 인기가 많아서 이 곳에서 알베르게를 시작했다고 하셨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알베르게였다. 반전인 부분은 매일 저녁 비빔밥을 주시는데, 요리는 남편이 하신다고 했다. 와우.


한국인이 운영하는 알베르게답게 저녁도 한식, 안에 작게 매점같이 있는데 그 안에는 종류별로 다양한 라면과 고추장, 김 등 식품들이 있었다.

너무 반가웠다! 오자마자 저녁 먹기 전에 라면이 너무 먹고 싶어서 당장 너구리 하나와 짜파게티 하나, 이렇게 2개를 부탁드렸다. 그리고 따로 구입도 했다! 가방 속이 든든하군.

스페인 순례길 위에서 먹는 너구리와 짜파게티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꿀맛이었다.


내가 먹는 걸 옆에서 보던 다른 외국 친구들도 허기가 졌는지 하나 둘 주문하더라.

그래그래 맛있다고. 먹어봐



20191110_150454.jpg
20191110_153905.jpg




라면을 먹고 조금 쉬고 있으니 저녁 시간이 됐다.

시간 참 잘 간다!

다행히 술판을 벌인 스페인, 프랑스 아저씨들은 이 곳에 오지 않았다.

아마 어제 오셨었겠지? 하루 비박하길 잘한 것 같기도...!!!!


저녁은 소문난 비빔밥!!

한식 흉내만 냈을 까 봐 걱정했는데 역시 한국인이 직접 운영하시니까 다르긴 달랐다.

너무 맛있게 잘 준비해주셨고, 매워서 못 먹는 친구들을 위해 간장소스도 있었고 제일 맘에 들었던 건,

식사 전에 주인장 부부께서 비빔밥 먹는 법을 설명해주셨던 부분이었다.



내 옆엔 중국인 여자가 앉았는데 비빔밥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반 이상을 다 남겼다.. 너무 아까웠다.

참나..!! 다 남기는 모습에 조금 속상했다.

주인장 부부는 더 속상하셨겠지..?




20191110_180212.jpg
20191110_175951.jpg




식사를 하고 마을 근처 작은 바로 갔다.

물보다 싼 맥주를 하나 시키고 주변을 구경했다. 오늘 스페인의 대통령 선거 날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서 맥주를 마시며 TV 방송을 보고 계셨다. 나는 무슨 소리 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우리나라랑 비슷한 모습에 재미있게 지켜보다 왔다.

그리고 순례길에서 만난 스페인 사람에게 사업 제안도 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

한국 사람들이 순례길에 많이 오니까 순례길 위에 이 마을 알베르게처럼 사업을 하고 싶다고 나에게 도와 달라며~ 오예 한국 돌아가서 취직 못하면 다시 와야지~


타이완에서 온 여자와의 대화에서는 자기가 걸음이 느려서 하루에 10km도 겨우 걷는다며

자긴 매일매일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ㅎㅎㅎㅎ

귀여웠다. 같이 수다도 떨고.


길 위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은 국적불문 뭐 다 직장 때려치우고 왔다고 하면서 셀프베케이션이라며.

다들 정말 비슷한 것 같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는 다르지만 정말 같은 시대를 사는구나.

별반 너희 나라도 다를 거 없구나 라는 걸 많이 느꼈다.

그나마 한국이 최고인 거 같기도.....

일 열심히 해 친구들아..!!


20191110_212503.jpg




순례길 걷는 유럽 친구들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럽 애들은 이 순례길을 여자 친구 혹은 남자 친구 사귀는 그런 목적으로도 많이 온다고 했다.

그래서 보면 혼자 와서 둘이 걷는 애들도 많고, 매일 걷는 옆의 파트너가 바뀌는 것도 많이 봤다.

더 재밌는 건.. 큰 공립 알베르게 중에서는 남녀 샤워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곳이 많은데, 샤워하러 들어갔는데 옆.. 커튼에 남녀가 같이 들어가서 있는 것도 봤다. 껄껄


참 재밌는 순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