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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Apr 05. 2021

생각해보면 파스타도 비빔밥이다.

북유럽, 덴마크 코펜하겐 생활기



주말엔 주로 남편이 요리를 해준다.

심지어 요리도 잘하고 좋아해서 주말마다 항상 새롭고 맛있는 걸 먹는다.


이번 주말에는 해외 유투버가 소개한 연어 아스파라거스 파스타를 해준다고 했다.

역시나 내 기대를 뛰어넘었다.

플레이팅도 너무 예쁘게 준비해 줬다.


맛은 뭐 맛있는 것들만 모아놓았으니 당연히 맛있고

남편이 해주니까 더더 맛있었다.


"진짜 너무 맛있다. 이런 거 어떻게 하는 거야? 난 절대 못해."

"생각해보면 파스타도 비빔밥인 거 같아"

남편이 말했다.


"파스타도 탄수화물이니까 쌀이라고 생각하고, 안에 재료나 토핑 뭘 넣던 다 파스타잖아. 한 곳에 다 넣고 섞으면 되고."


어머 

진짜 그러네


파스타, 스파게티라고 하면 난 일단 어려웠다.

일단 마트에만 가도 파스타 종류가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통통한 거부터 이상하게 생긴 모양까지.

막연하게 뭔가 제대로 해 먹긴 어려운 음식, 차려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쉽게 먹으려면 뭐 레인지에 물 조금 넣고 면 넣어 돌리면 된다. 그리고 토마토소스 부어주고..

그럼 진짜 맛은 없지만 스파게티는 스파게티지.


세상은 뭐든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딱히 별것도 없다.


덴마크 코펜하겐, 이곳 북유럽에서 정착해 살면서 사실 유럽 중에서도 한 번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도 안 했고, 더 뭔가 거리가 느껴지는 게 북유럽이라 그런지 난 더더욱 이 곳에 적응하며 사는 게 어려웠다.


한번 어렵게 생각하니 적응하고 싶은 마음도 점점 사라지고 포기하게 되고 자신감도 없어져갔다.

파스타도 결국 비빔밥이랑 다를 바 없다..

쉽게 생각하면 파스타도 비빔밥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다시 한번 움츠려있던 마음이 꿈틀 했다. 


난 그렇게 연어 아스파라거스 파스타를 먹다 용기를 얻었다.

그나저나 이거 정말 맛있다. 왕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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