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편_나의 뜨거웠던 여름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 이유
얼마 전, 지원서를 넣은 후 지원 완료 화면을 보며 평소와는 달리
‘내 것이라면 연락 오고, 아니면 안 오겠지.’라고 괜스레 가벼운 척을
해본 적이 있다. 그래서였던 것일까?
이후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제로 한 영상을 보다 문득 깨달아버렸다.
‘나는 왜 내 것이 아닌 것에 그리도 기를 쓰고, 애를 쓰는가.’
순간적으로 내 마음은 묵은 체기가 내려간 듯 가볍지만 공허해졌다.
이것을 깨달았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처한 상황이 확 바뀌고 그런 건 없다.
여전히 나는 막막하고, 순간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해진다.
어느 순간부터 인가 가장 좋아하고, 천직이라 여겼던 일이 끊임없이
나를 무능력하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스스로를 갉아먹게 만들었다.
아예 아무것도, 이 세상에 그 어떤 것도 못 해낼 사람처럼..
여기까지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과정 중 하나로 여길 수 있었다.
다만, 내 나름 기를 쓰고, 애를 썼던 그 노력이 얼마나 제대로 된 노력인지,
과연 노력을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하게 만들지는 말았어야 했다.
그래. 이 일이 내 것이 아닌 것뿐이지 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정말 내 것이라면 얼마가 걸려서라도 기회는 다시 왔을 것이고,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때 그 고통의 순간을 버텨냈겠지. 어쩌면 너무 내 의욕만 앞섰을지도 모른다.
(그 오랜 시간 내 손으로 놓지도 못하고, 그 끝에 겨우 매달려 붙잡고 있을 거면 그리 괴롭지나 말지..)
‘내 것이 아닌 것 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오히려 간단해졌다.
어두운 밤바다의 성난 파도가 날 휩쓸 듯이 모르겠던 것이,
지금은 상당히 먹색의 차분함으로 모르겠다.
분명 드라마틱 하게 갑자기 상황이 확 바뀌진 않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어둡고 막막하지만, 그럼에도 이제 제대로 두 눈 뜨고 가보려 한다.
이게 그 뜨거웠던 내 여름을 내려놓을 수 있던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