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인간의 구석 사랑

나는 식빵이랑 피자 테두리가 참 맛있더라.

by 안나짱임

어릴 적부터, 나는 구석을 좋아했다.

구석에 등과 어깨, 머리를 기대고 앉으면

왠지 모를 아늑함이 올라온다.


분명 벽이 딱딱한데도 상당히 편안하다.

그래서 나는 구석만이 주는 그 특유의 안정감이 좋다.


지금도 가끔씩 멍 때리거나 정신적으로 쉬고 싶을 때는

구석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있는다.


그러면 역시나 헛헛하던 나의 뒤를 꽉 채워준다.


그리고, 구석은 온전히 나 혼자만 앉아 있을 수 있다.


또, 구석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그것은 구석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시야 범위가 넓어져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넓은 광장의 한가운데 서서 나를 둘러싼 것들을 보려면

고개와 몸을 사방으로 돌려가며 봐야 한다.


반면, 구석에서 바라보면 부채꼴 모양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굳이 고개를 돌려가며 다 보려 애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꼭 형태가 있는 것에만 해당하는 건 아닌,

내게 벌어지는 일이나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오히려, 못 보는 것, 놓치는 것 하나 없다.

안 보이던 것도 보인다.


그래서 나는 가끔 자율적 선택을 한다.

복잡하더라도 가운데로 들어가 일부러 하나만 볼 것인지,

구석에 앉아 차분히 쉬면서 내 모든 것을 바라볼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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