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콜렉숀
몇 년 전부터 나는 오래된 물건들을 수집해 왔다. 1년에 한두 번씩 해외에 나가서도 오래된 것들을 사모으기도 하지만, 내 경험상 가장 가치 있고 구하기 힘든 것은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한국 빈티지나 골동품이었다.
요즘 꽂힌 것은 옛날 책이다. 오래된 책이라 물에 젖은 흔적도 있지만 상태가 양호하고, 글에 한자가 적어서 내가 쉽게 읽을 수 있다. 오늘 산 책은 여성이라면 관심이 없으래야 없을 수가 없는 "미용법"에 관한 책이다.
책 한 권 통틀어 얼굴색 관리 잘하고, 결혼식장 가서 예의 있게 식사하고 옷 갖춰 입고, 탈모 예방하는 방법에 대한 외적인 부분의 서술 끝에 뜬금없이 "우리의 맹세"는 뭘까? 사실 내가 이 책을 산 가장 큰 이유가 이 마지막 장 때문이다. 서기 4293년 즉 1960년 대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이 이 페이지라고 본다. 그 당시에는 "환"이라는 가격 단위를 사용했고,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키자"라는 주입식 맹세가 참 인상 깊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옛날 책 한 권을 만원에 구입해서 소중한 역사 여행을 한 기분이다. 덕수궁 미술관에 가보면 이 시대의 책들이 전시가 되어 있다. 내 눈에 우연히 띄어서 싼 값에 구입한 이 소중한 책을 잘 간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