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이 가득 담긴 박물관 소개 이야기
세상 어디에도 없는
너를 사랑한다
거리에도 없고 집에도 없고
커피잔 앞이나 가로수
밑에도 없는 너를
내가 사랑한다
지금 너는
어디에 있는 걸까?
네 모습 속에 잠시 있고
네 마음 속에 잠시 네가
쉬었다 갈 뿐
더 많은 너는 이미 나의
마음 속으로 이사 와서
살고 있는 너!
그런 너를 내가 사랑한다
너한테도 없는 너를
사랑한다
나태주 '그런 너'
머뭇거림도 없이 훌쩍
네가 떠났을 때
나는 창밖의 안개가 너라고 생각했다
안개 속으로 보이는 산이 너라고 생각했고
안개 속에 추레히 서 있는 나무들이
너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너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네가 떠나던 날의 안개를 더 사랑했고
안개 속의 산과 나무들을 더
사랑했는지 모른다
사람보다 안개를 더 사랑하고
안개 속의 산과 나무들을 더 못 잊어하다니!
어쩌면 나의 사랑은 네가 아니고
언제나 너의 배경이었는지도 모르는 일
왜 이렇게 나의 사랑은
끝까지 서툴기만 한 것이냐!
나태주 '서툰 이별'
코로나 때문에 오랜 시간 박물관 문이 닫혀 있다가 4월에서야 재개관을 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전시 관람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당일 현장 입장 불가)
전화번호 : 055-249-2976, 2924
경남대학교 박물관에는 상설전시실, 데라우치문고 전시실 그리고 기능유물특별전시실이 있다.
데라우치문고 전시실에는 조선시대 명사들의 편지와 그림, 궁중 관계 자료, 금석문 탁본 등 다양한 유물이 포함되며 저자 수도 천 명이 넘는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소장품은 바로 기증유물특별전시실에 있다.
이 도자기 바닥에는 '대명선덕년제'라는 명문이 있는데, 이는 1426~1435년에 해당된다.
내가 방문했을 때 학예사 한 분이 작품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시며 관람을 도와주셨다.
설명이 끝나고 내가 혼자 둘러보면서 천천히 시간을 갖는데 몇 분 뒤 다시 오더니 관장님께서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다며 같이 갈 수 있는지 물어봤다. 학예사는 내가 기증자인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일부러 모른 척했다고 한다. (박물관 관람 시 15명부터 해설을 해준다고 알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설명을 해주는 것이 조금 의아하긴 했었다)
할아버지의 기증품은 사진과 도자기 등을 포함하여 대략 200 점이 경남대학교 박물관에 있다.
6년 전에는 특별전으로 할아버지 기증품만 전시가 되었는데, 현재는 코로나로 박물관 이용이 제한되면서 5월부터 다시 새롭게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약력을 좀 더 정리해서 보내주면 마산을 대표하는 인물로 더 소개를 해 주시고, 소장품에 대해서도 더 연구를 해서 가치 있게 전시를 해주시겠다는 말씀이 감사했다. 관장님과 이야기를 한참 나누고 나서 한 때 서울에 있는 유명 박물관에만 문을 두드렸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오히려 할아버지께서 석사를 수료하신 경남대학교에 (석사 시험 날 일본 출장이 잡혀서 시험을 못 치르시고 수료로 남게 되었다) 할아버지의 기증유물이 훨씬 의미 있게 전시가 되길 바랄 뿐이다.
할아버지의 의사를 물어본 적 없이 기증이 된 소장품들이기에 가끔은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께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떠나신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할아버지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할아버지 덕분에 맺은 경남대학교 박물관 사람들과의 좋은 인연이 마산에 대한 또 다른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이것이 할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싶다. 한때는 할아버지 집에서 직접 보고 만져보던 소장품들을 박물관 전시실에서 볼 때마다 할아버지한테서 나던 특유한 냄새도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만 같다.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나태주 '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