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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Jun 08. 2022

서울과 너무도 닮은 두바이

두바이에 잘 도착했어요!

대학교 1학년 때 버킷리스트를 100개 적었던 적이 있다.

그때 5위가 '에미레이트 항공 1등석 타고 여행하기'가 있었다. 대학생 때는 해외여행을 한 번도 나가보지 않았다. 그런 내가 이코노미석도 아니고 1등석이라니 20살짜리가 세상 물정 모르고 포부도 대단했던 것 같다.


이번 두바이 출장을 계기로 나는 처음으로 에미레이트 항공을 타보게 됐다.

비록 이코노미지만 그래도 일단 에미레이트는 탄다는 점에서 꿈의 1/100만큼은 다가선 것 아닐까? 물론 천만 원 정도 지르면 10시간을 1등석에서 편하게 가겠지만, 아직은 내 주제에 너무나도 과하다. 그래도 꼭 한 번은 경험해 보고 싶다. 특히 에미레이트 항공 1등석은!

 

밤 11시 55분 비행기를 타고 두바이로 향했다. 1시간 40분 정도 날았더니 바오딩이라는 곳을 지나고 있었다


첫 끼는 해산물 덮밥인데 의외로 맛있었다. 음료는 진저에일 받아 마셨다
끝없이 펼쳐지는 몽골을 지나고 있다. 몽골도 한번 가려고 계획 짰다가 항공편이 맞지 않아서 못 갔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천장에 별이 떠 있더라. 깨알 같은 디자인이 귀엽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서비스가 참 좋다.

밥도 맛있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게다가 화장실에 여성용품이 가득 비치되어 있었던 점도 좋았다. 아무리 같은 여자지만 대놓고 빌리기 민망할 때가 있다. 에미레이트는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잘 챙기는 듯 보였다.

아직 3시간을 비행기 안에 앉아 있어야 했다. 두바이에는 새벽 4시 31분에 도착 예정이었다


8시간을 이코노미석에 앉아서 자니 허리가 너무 아프고 다리도 저렸다. 그 와중에 밥 준다고 불을 켜서 그다지 내키지 않는 죽을 김치랑 야무지게 챙겨 먹었다


예전에 가려고 했던 곳이 우루무치였는데 화면으로 보니 반갑네


10시간이 지나 드디어 두바이에 도착했다!

1등석은 에미레이트 항공 2층에 있었는지 나가면서 구경도 못했다. 고객들이 지나가면서 봐야 누군가는 1등석을 위해 천만 원을 한 번쯤 지르지 않을까? 2층짜리 항공기도 이번 두바이 출장 포함해서 2번째로 타봤다.


두바이 공항에 도착한 소감은 인천 공항과 매우 비슷하다는 거였다.

인천 공항만 직원들이 나서서 승객들을 안내하고, 입국 심사도 빠릿빠릿한 줄 알았는데 두바이도 한국 못지않게 능숙한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두바이는 더 발전하겠구나 싶더라.


30분 만에 입국 심사를 마치고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는 입국 심사만 2시간 넘게 걸렸다) 공항에서 50불만 디르함으로 환전한 다음에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공항과 시내에서의 환전수수료는 같으니 이왕 할거 공항에서 한 번에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내에서 환전할 경우에도 여권을 제출해야 하니 만약 여권이 없으면 환전도 못한다


두바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는 신혼부부들이 많았다. 누구는 결혼하는데 나는 이렇게 일만 다니는 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다. 이번에도 침대는 2개다. 웰컴 마카롱 6개까지 전부 내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가 보이는 곳에서 숙박하려면 추가 요금을 더 내야 했다. 하지만 체크인할 때 직원한테 내 방에서 부르즈 칼리파를 보고 싶다고 요청했더니 18층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줬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은 못 갚아도 업그레이드는 가능할 수 있으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한 번쯤은 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3번이나 운 좋게 업그레이드를 받았던 적이 있다.


노란 의자가 360도로 뱅글뱅글 돌아가서 어느 방향으로든 앉아서 쉴 수 있다


앞 빌딩에 살짝 가리기는 하지만 내 방에서 부르즈 칼리파가 보인다. 큰 욕조도 있어서 매일 입욕제 넣고 반신욕도 할거다


화장실도 정말 넓다. 바디로션도 세면대 바로 옆에 있어서 손 씻고 바로 보습이 가능하다


변기 맞은편에 있는 것이 세면대가 아니라 비데다. 절대 여기서 손 씻지 말고, 비데 옆에 걸린 수건도 사용하지 말자. 엉덩이만 닦는데 쓰는 거니 찝찝하니까. 어메니티는 발망이었다


호텔에서 어메니티는 잘 안 쓰는데 발망이라니 처음으로 사용해봤다.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 나쁘지 않은 듯했다. 샤워실도 정말 넓어서 밖으로 물도 안 튀게 샤워할 수 있었다.


조식 뷔페는 7시부터 시작했고 2층에 있었다.


회의 끝나면 5층에 있는 수영장도 가봐야겠다. 이번엔 수영복도 챙겨 왔다


열대 과일은 종류가 정말 많아서 하나씩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였다. 돼지고기는 비계가 많아서 손대지 않았다


아이들을 위한 음식코너는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


중동답게 향신료랑 견과류가 많았고, 이웃국가인 인도 음식도 많았다. 난을 카레에 찍어 먹었는데 인도 냄새가 심해서 두 번 먹지는 않았다


대추야지는 볼 때마다 새까만 바퀴벌레가 연상된다. 그래도 커피랑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다


사실 신혼여행으로 두바이를 계획했던 적은 딱 한번 있었다.

'신혼여행이니까 호텔도 몇 백만 원짜리에서 묵으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야지' 라는 계획을 혼자 세웠던 적이 있었더랬다. 물론 그 때도 딱히 결혼으로 생각했던 상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꿈과 다르기는 하지만 어쨌든 나는 두바이에 왔고, 몇 백 짜리 초호화 호텔은 아니지만 지금 호텔에 충분히 만족해하면서 잘 지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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