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간방 박씨 Sep 05. 2022

3분기 출장은 드디어 동남아다

출장을 계속 더운 나라로만 가네

오늘은 태국으로 출장을 간다.


태국은 25살에 처음으로 자유여행을 떠났던 곳이다.

무더웠던 8월에 호텔과 항공권을 묶어서 파는 여행상품을 구입해서 나홀로 무작정 떠났다.


차나 비행기를 타면 정신없이 조는 내가 그때는 6시간의 비행 속에서 두근거림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비행기 창문으로 희미하게 비치던 내 얼굴을 보며 나는 불안했다.


이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는 부디 내가 달라져야 할 텐데, 현재보다 완성된 내 모습이 아니라 한국에 돌아와서도 똑같은 나 자신이라면 어쩌지?


아직은 비행기 창에 비친 내 얼굴이 진정한 내가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방콕에 도착했다.


낯선 땅에 도착해서 한국과 또 다른 여름을 경험했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여행인데 돌이킬 수는 없었다. 미처 예측하지 못한 고생에도 어떻게든 적응할 수 있다고 믿으며 방콕 시내로 들어갔다.


그 때로부터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의 나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여러 가지의 고민을 가지고 태국으로 떠난다. 지금처럼 살아가고, 앞으로도 살아남는 이야기에는 끝이 없다. 하나의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생이 있는 삶이 펼쳐질 테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 나아진 인생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떠나기 전 나는 몇 명의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추석 선물을 보냈다.

편한 선물을 던지고 도망가는 듯한 모습일 수도 있겠으나, 나도 의도치 않게 출장 날짜가 겹친 것일 뿐이다.


협상도 급이 되어야 어느 정도 가능한 것인데, 여전히 주제를 모르는 그는 나에게 또 편지를 보냈다.


올해 초 우리는 사소송으로 간다고 했다가 몇 달 뒤에 형사소송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살펴보니 민사+형사로 가능하다고 했다. 민사와 형사의 차이가 뭔지는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더 지체하지 않고 처벌은 할 수 있겠거니 싶었는데 이제는 다시 민사로 확정됐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니 도대체 그 분야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인간들이 제대로 알고 일을 처리하는 건지 의심도 많이 든다. 기존 변호사에 경험이 훨씬 많은 변호사 한 명을 추가로 데리고 왔다. 또한, 이와 비슷한 사건들을 처리한 경험이 있는 사복 차림의 얼굴 큰 중년 아저씨도 모셔왔다. 그러니 내가 한국에 돌아올 때쯤이면 뭐라도 결정이 나서 개운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다. 그 사람이 등기우편료도 아까워하도록 본인의 출생지였던 서울시 **구 **동의 작은 산비탈에 있는 달동네로 되돌려 보내는 것 그거 하나다.


일단 한국에서의 걱정은 인천 공항 제2 터미널에 전부 버려두고 이제 진짜 떠난다.


출장 가기 한 달 전부터 특히 체력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출장 다녀오고 나서는 다시 바닥난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체력을 키운 덕분인지 컨디션도 좋고, 일도 잘 풀릴 것 같다.

남들 다 쉬는 추석에도 일 때문에 나가 있어야 하는 게 아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즐겁게 다녀오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곳간에서 인심 난다_두바이 마지막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