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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Sep 10. 2022

방콕서 일만 했던 후기_3일 차

식당에서 밥 먹은 이야기뿐이에요

신기하게도 이번 호텔에는 일반 식당과 프리미엄 라운지가 있다.

내가 묵고 있는 방은 프리미엄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아침과 저녁을 라운지에서 먹을 수 있다. 라운지가 가장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위치가 가까웠다는 점이다. 라운지가 내 방 바로 앞에 있어서 3걸음만 걸으면 식당에 들어갈 수 있다. 두 번째는 라운지에 들어갈 수 있는 특권(?)은 9층과 10층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뿐이므로 식당에 사람이 적었다. 그래서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라운지 조식은 아침 6시 30분부터 시작이다. 늦으면 사람들이 많아질까 봐 일어나자마자 옷만 갈아입고 세수도 안 한 채 밥을 먹고 나왔다.


파파야랑 용과 그리고 멜론이 가득 있다. 아침 수분 섭취는 과일로 때웠다. 오른쪽에 바나나가 들어간 빵은 무슨 맛인지 모르겠더라


라운지라 고기가 나왔다. (일반 조식 뷔페에는 고기가 없다) 조금 질기기는 하지만 그나마 한국 음식하고 비슷해서 먹을만했다 


왼쪽은 자스민밥인데 고기랑 같이 먹기에 좋았다. 개인적으로 풀풀 나는 밥을 좋아한다. 오믈렛도 먹고 벌집도 크게 썰어서 먹었다


태국 음식인데 이름을 까먹었다. 카이 땀인가 뭔가 그랬다. 새우가 들어간 따뜻한 죽인데 아침에 먹기 좋았다. 고수를 먹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잘 먹을 듯하다


너무 바빠서 점심은 못 먹고 저녁은 태국에서 만난 일행들하고 함께 식사를 했다.


호텔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해산물 식당인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코로나 걸리기 딱 좋은 곳이었다.


계란볶음밥 하고 뿌빳뽕커리 그리고 튀긴 생선은 먹을만했다. 뭐든 튀긴 건 맛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새끼돼지가 나왔는데 돼지도 많이 뜨거웠나 보다. 표정을 보면 마음이 안 좋다. 돼지는 먼저 껍질을 벗겨 먹으면 직원이 몸통을 강정으로 튀겨서 다시 가지고 나온다


혹시라도 이 강정이 내가 먹던 돼지가 아니라 다른 테이블에 있던 돼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땅콩이 솔솔 뿌려진 먹음직스러운 것을 단 하나도 집어 먹지는 않았다. 식당에 사람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분명히 내 테이블에 나온 돼지는 내가 먹던 아이가 아니었을 거다.


그날 저녁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내가 몸 담았던 회사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가장 높으신 분은 ***와 친구라고 본인을 소개하시며 ***은 지금 어떻게 지내냐고 나에게 물으셨다. 나도 딱히 그분 사생활은 몰라서 집에서 놀고 계시다고 답했다. 그분은 이제 내년 타깃이라 (이 분까지는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전담팀이 따로 있다) ***가 집에서 편하게 놀 수 있는 날은 얼마 남지 않았을 거다.


태국 시간으로 저녁 8시밖에 안 되었는데 너무 피곤하다.

어렸을 때부터 부족했던 사회성이 지금도 변함이 없어서 한국 사람들을 태국에서 만나면 오히려 더 불편하다.


방콕도 교통체증이 엄청나다. 호텔까지 데려다 줄 버스가 오지 않아서 길에서 20분을 서서 기다렸다


태국이 성장하려면 전봇대에 전깃줄부터 다 풀어서 정리 정돈을 해야 할 듯하다. 내 머리 위에 칭칭 감긴 전깃줄이 있으니 상당히 불안하더라. 그 밑에 신식 CCTV랑 어울리지 않네


정말 일만 한 후기라 태국 여행기는 내가 써도 재미가 없다. 

재밌는 일이 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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