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밥 먹은 이야기뿐이에요
내가 묵고 있는 방은 프리미엄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아침과 저녁을 라운지에서 먹을 수 있다. 라운지가 가장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위치가 가까웠다는 점이다. 라운지가 내 방 바로 앞에 있어서 3걸음만 걸으면 식당에 들어갈 수 있다. 두 번째는 라운지에 들어갈 수 있는 특권(?)은 9층과 10층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뿐이므로 식당에 사람이 적었다. 그래서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라운지 조식은 아침 6시 30분부터 시작이다. 늦으면 사람들이 많아질까 봐 일어나자마자 옷만 갈아입고 세수도 안 한 채 밥을 먹고 나왔다.
너무 바빠서 점심은 못 먹고 저녁은 태국에서 만난 일행들하고 함께 식사를 했다.
혹시라도 이 강정이 내가 먹던 돼지가 아니라 다른 테이블에 있던 돼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땅콩이 솔솔 뿌려진 먹음직스러운 것을 단 하나도 집어 먹지는 않았다. 식당에 사람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분명히 내 테이블에 나온 돼지는 내가 먹던 아이가 아니었을 거다.
그날 저녁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내가 몸 담았던 회사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가장 높으신 분은 ***와 친구라고 본인을 소개하시며 ***은 지금 어떻게 지내냐고 나에게 물으셨다. 나도 딱히 그분 사생활은 몰라서 집에서 놀고 계시다고 답했다. 그분은 이제 내년 타깃이라 (이 분까지는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전담팀이 따로 있다) ***가 집에서 편하게 놀 수 있는 날은 얼마 남지 않았을 거다.
태국 시간으로 저녁 8시밖에 안 되었는데 너무 피곤하다.
어렸을 때부터 부족했던 사회성이 지금도 변함이 없어서 한국 사람들을 태국에서 만나면 오히려 더 불편하다.
정말 일만 한 후기라 태국 여행기는 내가 써도 재미가 없다.
재밌는 일이 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