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무사히 돌아왔어요
오늘로부터 정확히 3주 전에 *** 국가에서 한 세미나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세미나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나의 거래처를 추궁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다. 결국 나는 사람을 풀었고, 2주일 뒤 현지어와 영어로 된 기사 그리고 사진 수십 장을 받았다. 2022년 영화 한 편을 제작해도 좋을 정도의 누아르를 이미 겪은 나는 더 이상 놀라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거래처의 끊임없는 거짓말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증거를 잡았으니 이제는 쳐내는 일만 남았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배신자에 대한 응징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다행히 지난 10개월 동안 거래처들을 꼼꼼하게 관리하면서 아니다 싶은 거래처 두 곳은 특히 집중 관리 대상이었다. 그리고, 둘 중에 한 거래처가 드디어 걸려들었다.
나는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칼을 더 날카롭게 갈았다.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 충고를 했다. '숨 쉴 구멍을 어느 정도는 열어줘라', '오죽하면 그들이 그랬겠나!' 그리고 영화 암살에서 이정재가 했던 대사인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들이 그랬겠나'라는 말까지 들었다.
참 재밌다.
나는 내 인생을 걸고 베팅을 하고 있다.
지금 매출을 잘하고 있다고 1년에 30억의 매출을 가져다주는 거래처를 '배신자'라는 이유로 자른다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하지만 나는 '한번 배신한 놈은 또 배신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았다. 그래서 오늘 뒤를 돌아볼 것도 없이 그들을 쳐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평화로운 4일째 날이 밝았다.
오늘 날짜로 처참하게 잘린 나의 거래처 (지금은 내가 인연을 끊어버림)에게 '해명하겠다는' 부재중 전화 79통이 와 있었다.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나는 호텔 스카이가든으로 올라왔다.
호텔 3층에는 수영장도 있다.
호텔 조식도 4일째 먹으니까 조금 질리더라.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엔 반드시 코로나 검사를 해 본다.
거래처랑 마지막 날은 맛있는 거 먹고 마사지하고 쇼핑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 마지막으로 스타벅스에 들러서 혹시 자카르타 머그컵이 있는지 확인해 봤지만 없었다. 예상치 않게 눈에 확 띄던 보온병을 구입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식사를 딱 한번 주더라.
간식도 안 줘서 배고파 아사하는 줄 알았다. 인도네시아 갈 때는 피자랑 과자를 잔뜩 주더니 왜 한국 가는 비행기에는 간식도 없나요? 처음으로 대한항공에 실망을 크게 했다. 하지만 그래도 대한항공이 최고다. 방글라데시 갈 때도 대한항공 직항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년 3월 방글라데시 출장 예정임)
짧은 출장 일정이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공부도 많이 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일단 나는 해야 할 보고는 전부 했으니 나머지는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