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에게(1)
제이에게.
너는 아마 궁금할거야. 겨울을 싫어하는 내가 불현듯 설산으로 뒤덮인 조지아를 가다니.
트빌리시로 랜딩 할 때 비행기 창문에서 바라본 그 하얀 풍경이 잊혀지질 않아. 그렇다고 내가 겨울이 좋아진 건 아니야. 여전히 나는 겨울이 싫어.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추운게 싫어.
추운 건 어쩐지 낭만적이지 못해. 뜨거운 마음을, 따뜻한 감정을 얼려버릴 것 만 같거든.
나를 잘 아는 누군가가 말했어. ‘너는 조지아를 좋아하게 될거야’라고.
나는 여름의 조지아를 상상했어. 여름의 조지아와는 사랑에 빠질 수도 있겠다고. 와인을 물처럼 마시고 길거리에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넘쳐나는 이곳을 좋아하게 될거라고.
조지아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츤데레 느낌이야. 무뚝뚝해보이는 인상과는 다르게 곤경에 처할 때마다 나를 도와주곤 해.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많은 내가, 그들이 보여주는 다정함에 나는 무장해제가 되곤 해. 와인에 취한건지 그들에게 취한건지 자꾸 나는 경계심을 잃어버려.
아주 오랜만에 글을 써. 키보드 앞에 서는 건 여전히 어려워. 글이랑 멀어지고 싶지 않은데, 오히려 아주 가까워 지고 싶은데 여전히 막막하기만 해. 일기를 조금씩 쓰고 있어. 손으로 쓰는 글은 조금 편하거든. 나는 여전히 다정함을 찾아 헤매고 있어. 다정한 사람들은 외계인이 아닐까 하는 그런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나는 늘 미지근 하려고 노력해. 너무 차갑지도 , 너무 뜨겁지도 않은 그런 온도. 타인을 대할 때 너무 차가울까봐 걱정을 하면서도 너무 뜨거워서 데일 것 같은 열정은 또 부담스럽거든. 같은 온도를 늘 유지하는 건 참 어려워.
정답이 없는 이 세상에서 그게 내가 스스로에게 내린 하나의 정답이야.
또 편지할게,
설산으로 뒤덮인 조지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