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에게(2)
제이에게
요즘 SNS에 떠도는 ‘지랄견 테스트’라는 영상을 아니? 주인이 음악에 맞춰 반려견을 건드리면서 반응을 살펴보는 테스트야. 음악이 끝나가면서 성질이 사나운 강아지들은 으르렁 대며 주인을 물려고 해. 또 그에 반해 성격이 순한 강아지들은 음악이 끝나도 눈만 끔뻑끔뻑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아.
요즈음의 나는 그래. 내 입안의 송곳니가 점점 자라나는 것 같아. 음악이 미처 시작이 되지도 않았는데 물 준비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해. 길게 자라난 송곳니로 아프고, 날카롭게, 깊숙히.
내 안의 예민함이 튀어나오려고 할때마다 가라앉히는 연습을 해. 지금까지는 꽤 잘해 온것 같은데 말이야, 자꾸 뛰쳐나가려는 예민함과 그걸 자꾸만 집어넣으려는 나 사이에서 싸움이 일어나.
조지아에서 너에게 쓴 편지가 총 세통이야. 그 중 하나는 너에게 무사히 잘 도착했고, 나머지 두개는 여전히 끝맺음을 못하고 있어. 할 말이 있어서 쓴 편지에서 길을 잃다니 웃기지 않아?
홍콩으로 가기 전날 밤, 나는 여러번 잠이 깼었어. 그럴때면 늘상 그렇듯 하릴없이 핸드폰을 들여다 보곤 해. 그러다 너의 편지를 발견 했어.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너의 편지를 열어볼까, 잠깐 고민하다가 ‘나중에’ 라는 결론을 내렸어. 편지는 어쩐지 그리움을 담잖아. 한국을 떠나기 전 공항 게이트 앞에서 너의 편지를 읽었어.
조금은 창피하게도, 그 편지를 읽고 게이트 앞에서 울어버렸지뭐야. 나를 지켜 본 사람이 있었다면 사연있는 여자처럼 보였을거야. 추위를 싫어하는 나에게 붕어빵을 사다줄걸 하는 너의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다정함을 응원하는 너의 글이 너무 포근하고 따뜻했거든.
친구들과 헤어지고 우리 둘이 카페 소파에 앉아있던 시간이 떠올라. 그 어떤 바보같은 말을 했어도 너는 들어줬을거야. 무언가 말을 하고 싶었어. 그러다가 지금의 이 평화로움을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 덕분에 그날의 기억은 나에게 햇살같은 포근한 기억으로 남았어.
홍콩에 온 지 아직 하루가 되지 않았어. 그 사이에 나는 핸드폰을 고장냈고 볕이 잘드는 옥상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너에게 편지를 써.
너를 닮은 따뜻한 날씨야. 너도 이 포근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한국은 너무 추웠거든. 한 줌의 햇빛을 손에 가득 담아 너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런 날이야.
홍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