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뉴질랜드로 가자

쌍둥이의 어린이집퇴소를 결정하다

by 숨쉬는 안나


한국에서 임신하고 아기 낳고 모든 게 행복 수훨하게 진행될 것 같은 임신 중에 나는 정말 많은 인생굴곡을 겪어야만 했다

해마다 식구들과 만날 수 없는 이별을 하게 되는 상황이 갑자기 연달아 생기게 되었고 삶이 어떻게 나한테만 이런가 할 정도로 힘든 일이 나이와 걸맞게 같이 늘어갔다

왜 하필 신은 선물 같은 두 아이와
맘의 고통을 함께 주셨는지 모르겠다



태어난지 한달도안된 남매둥이



예전부터 늘 맘에 담아 오던 해외 이주는 이제 정말 아무도 없는 한국에 외로이 머물며 더 이상 살필요를 못 느꼈기에 더더 미루고 싶지 않아 졌다

반강제적으로 남편을 설득시켜 캐나다 뉴질랜드 안 알아본 곳 없이 기웃거리다가

이민의 문이 그나마 열려있고 아이들이 행복해한다는 뉴질랜드에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추운 겨울에 우리는 어린이집 퇴소를 하게 되었고 13개월부터 보낸 아가들인데 그렇게 2년의 가정어린이집보육을 끝냈다

걷지도 못할 때 가서 정들었던 곳을 그렇게 퇴소하고 우리는 고생길에 올랐다 한국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사귀는걸 싫어하는 성격탓으로 엄마들만나서 정보는커녕 둘키우기 너무힘겨워 보내고나면 프리랜서 요가강사였기에 얼른 출근하기 바빴다

그러다 겨우 맘 맞는 아기엄마친구가 생겼는데 너무 헤어지기 서운했다

그렇치만 또 마냥 서운만 하고 슬퍼하기엔 아직 젊다!! 꼭다시 만날테니깐



제일친했던 얼집친구들 가운데 울둥이



진저리 나는 짐 싸기를 시작했다 정말 생각만해도 다시하고 싶지 않은 정리 줄이기 버리기 담고또담기

둥이들을 데리고 나의 터전 한국생활을 접으며 짐을 추린다는 건 어마어마하게 힘든 일인 줄 알았다고 해도.. 다 버리면 되지라고 바보 같은 생각만 했지 집 나서는 아침까지 짐을 싸다 싸다 정말로 다 버리게 될 줄은몰랐다 내가 아파트 재활용코너에 아깝지만 시간도없던터 짐을 내놓으면 바로바로 주워가는 사람도 꾀눈에띄었다 그날 왜그렇게 얄밉고 아깝던지..

뭘 이렇게 많은 짐을 지고 살았나 생각하면 뭐하나


끝이없는 짐정리


가기로 결정 후 우리는 정말 빠르게 빠르게 진행했다 일단 전셋집이 나가길 기다렸는데 어이없게 정말 빨리 빠지게 돼서 더더더 서두르느라 멘붕이 많이 왔었던 거같다..

작년엔 폭설까지 계속 와서 이래저래 어린 쌍둥이를 데리고 기대 설렘도 체감할수없이 그냥 짐을 싸고 애들이어린이집을 가면 롱패딩을 껴입고 볼일을 보기 바빴다.

면허증 발급



그리고 나의 보물..

유기견으로 만나 10년 이상을 내 옆에서 항상 같이하던 나의 강아지도 같이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얼른 유골을 그렇게 고민만하던 스톤으로 만들어 영문서류까지 만들어뒀다 혹시라도 공항에서 뭐라 할 수 있으니.. 철저하게도 준비했다

그런들 뭘 한들 맘은 너무 아프다.. 나는 버티고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지만.. 뽀미는 이제없다

모든 게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나타나주고 기다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멈춘 채 말이다..

사랑하는 나의뽀미



그렇게 우린 아주 멀리 날아왔고 아무도없는 이곳에 와보니 쌍둥이 너희가 둘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둘이서 의지를 많이 하는데 특히 딸이 아들에게 은근히의지를 심하게 한다 생존이 강하게 발휘하는 듯 이제는집착처럼.. 자기가 무서우니 꼭 손을 잡고 옆에 두려고만 한다 잘됐지모야..

적응하고 친구 생길 때까진 꼭 지켜주렴 아들아

1분 차이라도 오빠라고 다른 긴 다른가 보네 흐뭇

알콩달콩



이젠 스스로 카시트에 앉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정도로 조금 더 성장했고 스스로 하는 거에 성취감을 느끼는 나이 만 3세가 되어간다 그전에 10분 거리의 어린이집 보내기도 얼마나 힘들던지 유모차 웨건 트라이크 다 얻어오고 당근하고 만만의 준비를 하였지만 더우면 너무 덥고 추우면 너무 추웠던 한국이라 겨울에 꽁꽁 싸매 둘을 차에 태워 카시트 꽁꽁 묶어얼집 다녔던 생각이 새록새록하다.. 손목이 시 큰 시큰 고질버스에 이젠 타버렸지만..


여기는 곧 겨울이 올텐덴 애들에게 가장 아쉬운 건 눈을 당분간 못 보여준다는 것인데 뭐.. 한국 가서 보여주면 되지

이건 내가 추운걸 너무 싫어해서 그러지 아직까지는 그립진 않을 것만 같다만 애들이 너무 어렸기에 눈썰매고 눈사람 한 번도 만들어볼 줄 모르는 나이에 데리고 온 거는 미안하? 기는 해야 하나??


이제 반대의 나라에서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 테니.. 이것도 지금 당장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냅다 받으면 된다

그나저나 뉴질랜드의 겨울이 기분 나쁘게 춥다던데 애들은 괜찮을 거고 나만 잘하면 된다고 오늘도 마음을 가다듬으며 시작해 보려 노력한다


애 낳고 발목에 불어오는 바람이 왜 이리도 차가운지..우리엄마가 맨날 발목이 시리다고 할땐 왜 발도아니도 발목이 시려운지 궁금하면서도 금방잊었던 날이 어제일처럼 매일같이 떠오른다

혼자서만 늘 나에게 말한다 그렇게 춥고 변해버린 몸이너무 서럽고 계속 싫다고…



한국떠나던날 아주추운날 인천공항


무슨생각도할수없는 그냥 힘들어서 멍때리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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