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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수진 Oct 09. 2021

너머의 자신

마주하다


너머의 자신 ⓒ 방수진. 2021.





책상 위에는 책이 있다

신발장 위에는 노트가 있다

식탁 위에는 다이어리가 있다


책을 펴서 오물을 꺼낸다

노트를 펴서 쓰레기를 꺼낸다

다이어리를 펴서 상처를 꺼낸다


아름다움을 생각하며

캔버스가 점점 더러워진다

따뜻한 마음을 바라며

점점 차가워진다


당신과 나눠 먹어야 하는 밥을

혼자 먹는다

당신과 나눠 가져야 할 마음을

혼자 갖는다


책이 나를 덮는다

노트가 나를 삼킨다

다이어리가 나를 지운다






너머의 자신 ⓒ 방수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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