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 계약서, 세 번째 책 출판권 설정 계약서
자신만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간다. 속도가 빨라야 하는 사람이 있고 느려야 하는 사람이 있다. 관계 맺는 것의 어려움 없이 타인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관계 맺는데 어려움이 있어 소수와의 만남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각자만의 성격과 기질로 삶을 살아간다. 누가 더 좋고 누가 더 나쁜 것은 없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으니 말이다.
삶의 속도가 느린 사람이기에 빨리 무언가를 이루려 하는 것, 휘황찬란한 언어로 포장한 성공담을 경계한다. 순간의 행복을 느끼며 감사하고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천천히 느긋하게 걸어가고 싶다.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걸었지만 활짝 핀 꽃의 아름다움, 사계절이 주는 다양한 감정, 함께 걸어가고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느꼈으며 자연과 사람이 준 지혜를 선물 받았고 두 건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대관 계약서, 세 번째 책 출판권 설정 계약서.
남들보다 천천히 걷더라도 생각하지 못한 소중한 인연과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음을 안다. 앞으로도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려 한다.
책에 들어간 원화와 개인 작업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공간, 날짜, 시간을 정했다. 관람자의 마음에 닿는 그림이 되길 바라며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림을 사랑하자 그림이 위로해주었고 그림이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그림은 또 다른 나다.
세 번째 책 출판권 설정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번 책 출간 전에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했다. 느림보이기에 이제야 도장을 찍었다.
전시관에 걸릴 나의 그림이 관람자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마음을 다해 그림을 수정하고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간다.
대학 시절의 인사동과 지금의 인사동 모습은 많이 변해있었다. 예전의 모습도 지금의 모습도 좋다. 인사동만의 색채가 변함없이 이어지길 바라고 원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한옥에는 포근함이 있다. 어린 시절, 양가 할머니 댁은 한옥이었다. 구조의 불편함과 소음이 있었지만, 이것을 잊게 만드는 '정'이 있었던 공간인 한옥이 좋다. 한옥을 개조한 이 공간에서 잠시 쉬어갔다.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인생이 수채화와 같다. 수채화 같은 인생길을 오늘도 묵묵히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