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삶을 대하는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①치열하게

1. 선지는 하나뿐

다음 중 삶을 대하는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이에 대한 답은 언제나 ①치열하게였다.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5지선다는 고수하고 양자택일도 불가한, 실격 수준의 문제였을 뿐이다.

시험 범위를 착각한 체하며 친구들의 성적을 견제하던 고등학교 친구, 밤새워 학회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동기들, 야근의 빈도수가 성실함의 척도로 여겨진다며 1년 동안 매일같이 야근을 하던 선배의 하루는 선지가 하나만 존재하는 이 문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근거가 되어주었다. 

2. 나는 당신들이 의아하다

그러나 16시간 떨어진 이곳에서 바라본 삶은 어떠한가. 

이들의 일상은 나의 가치관을 움켜쥐고 뒤흔든다. 얼마나 꽉 움켜쥐었는지 피가 통하지 않아 쥐가 날 지경이고, 얼마나 세게 흔드는지 모든 생각들이 뒤엉켜 꼬일 지경이다. 

나는 당신들이 의아하다. 왜 4시에 퇴근하는지, 왜 늘 가족과 함께 저녁을 보내는지. 또한 어떻게 낯선 이에게 실속도 없는 말을 잘도 건네는지. 그것도 친절한 미소와 함께 말이다. 

3. 잘 살아낸다는 것

우리는 과연 목숨 걸고 살아내야 하는가. 매 순간을, 매 계절을. 시간이 흐르는 것도 까마득히 잊은 채. 그것을 우리는 '잘 살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4. 문제의 답

나는 괴롭다. 원치 않더라도 결국 치열하게 살게 될 것임을 알기에. 시선을 외면하고 비범한 선택을 할 용기가 없는 스스로를 알기에.

그럼에도 이제는 안다. '다음 중 삶을 대하는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세요'라는 문제의 선지는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절대적인 답도 없다는 것을.

어떤 때는 ①치열하게 가, 어떤 때는 ②적당히 가, 

때로는 ⑨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나의 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찍은 사진을 삽입했습니다.

*작가의 생각은 변덕스럽게 바뀔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