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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초록 Dec 02. 2023

저는요, 의미 있는 먼지로 살고 싶어요

이런 것을 낙관적 허무주의라고 하던가요?



1. 누군가의 조언

"행복을 인생의 목표로 삼지 말아라."

"삶에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조언은 기대가 없다면 실망도 없으니 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하기 위해 발버둥 칠수록 고통의 명암이 뚜렷해진다는 의미겠지.




2.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복하기 위해 살아간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일상의 부스러기에 덕지덕지 메모지를 붙여 놓고 싶다.


강아지를 닮은 구름도,

매년 돌아오는 크리스마스도,

바닥에 떨어져 사각거리는 낙엽 소리도,

생일에 발매된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도,

잠에 들기 전 유난히 크게 들리는 시계 소리도,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까지 무한히 반복될 파도 소리도,

붉은색 보라색 하늘색이 한데 어우러진 6시의 노을도,

유난히 동그랗게 풍파 된 해변가의 돌멩이도,

다음 날이면 녹아 질퍽거릴 눈 한송이도,

어떤 이와의 시답지 않은 대화도,

이른 아침의 새소리마저도,


하루의 어떠한 의미가 되길 바란다.


피렌체에서



3. 하찮은 존재의 소명

는 우주의 먼지다. 아니, 먼지만도 못한 존재다.


나는 우주의 먼지만도 못한 존재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싶다.


이 하찮음을 핑계 삼아 도전하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고 깨부수어지고 싶다.


이 무의미함에 부여한 의미로 찰나의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




4. 하찮은 존재의 의미

모든 하찮은 존재들이 각자의 의미를 갖기를 바란다.


하루 한 잔쯤 마시는 커피에도, 매일 지고 뜨는 해와 달에서도 어떠한 기분을 느끼기를 바란다.


그리고 결국 행복해지라고 말하고 싶다.

짧은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자고 말하고 싶다.






*직접 찍은 사진을 입하였습니다.

*작가의 경험에 따라 이 글은 헛소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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