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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e May 06. 2016

13시간의 북경공항 경유

경유라 쓰고 체류기라 읽는다


비행기표 20만원 아껴보고자 택한

베이징공항 13시간 경유.


처음에는 중국 단수비자가 경유시에 사용될까

두려움에 떨면서 중국대사관, 외교부, 에어차이나 고객센터까지 전화를 거듭했으나

그 누구하나 시원한 대답없이 케바케이니

경유시에 단수비자 사용말라는 말을 꼭 하라는 게

전부.

흠. 여행의 묘미던가?

-그래서 준비한 비장의 카드. 중국어 포스트잇

그리고 겨우 받은 경유 도장 쾅!


한 단계를 끝내고 나니

몽골에서 나가는 티켓이 없어서 입국 거부를 당할수도 있다는 아시아나 승무원의 한 마디.

미쳐. 가기도 전에 난관들이 우수수??


이번거는 뭐 물어볼데도 없다. 운에 맡기는 수밖에.



그리고 시작된 북경공항 체류기.

여행의 설렘도 잠시 피곤피곤

간만에 짊어진 15키로 넘는 배낭도 그렇고

어제 여행시작으로 온갖 기분이 휘몰아들어

잠을 설친 이유도 있고.


북경공항에서는 3가지 라운지를 찾을 수 있었다

에어차이나 라운지, BSG라운지, E10카운터 앞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요상한 라운지

(범죄와의 전쟁에서 나오는 듯한 빠찡코 호텔로비와 같은 아우라를 뿜어낸다.)


에어차이나 라운지는 2am까지만 운영한다 해서

소개해준 라운지로 갔으나 거기는 3시간만 이용가능하단다.


마지막으로 BSG라운지 가서 영광의 PP카드를

밤12시까지 이용1회, 그 다음날 오전8시까지 이용1회로 2번 카드를 긁고(긁기는 하나 무료)

맥주를 마시며 남편과 담소를 나누었다.


그리고 한참을 지나도 6시간 남았네.

또 갑자기 든 생각.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시

옆에 중국인이 새벽 2시까지 떠드는 라운지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시간을 버티고 있을까

시뻘겋게 충혈된 눈의 남편모습이 안쓰럽다.

- 침대처럼 몸을 구겨넣은 소파 둘


잠이 안와 몽골책자를 뒤적이다가

새벽3시 좀 안되어 겨우 잠을 청하고

3시간가량 눈을 붙인뒤 다시 떠날 채비를 한다.


이제 곧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앞으로는 얼마나 더 말도 안되는

예상치못한 일들이 막 밀려오려나

그때마다 나는 무슨 선택을 하려나.


생각이 많아진다.

가장 중요한 여행의 목적.

우리 여행의 목적이 뭐였지?????


흠... 없군 아직 못찾았어. 매번 그러하듯.


다 때려치우고서라도 아프면 다 안하는거다.

잊지말자!! 고생은 사서 하지만

고생의 한계치까지 가서 몸을 혹사시키지는 않도록


23살의 배낭여행보다

30살의 배낭여행은 걱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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