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ne Aug 04. 2016

+이놈의 조급증은 병이야

세계여행이라는 타이틀을 단지 D+50

길을 떠난지 50일째다.


찐한 여행의 감동이나,

호화스런 풍경을 품은 레스토랑에서 비싼 술과 음식이나,

이도저도 아니면 현지로컬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라도.


위의 그 무엇 하나 없는 지금 난,

하루 14달러의 창문도 없는 더블룸의

퀴퀴한 곰팡내를 맡으며 글을 끄적이고 있다.



세계여행? 배부른 애들이나 하는거지.
고작 남들이 써놓은 블로그 보고 그대로 따라가는 게 자기를 찾기위한 여행이라고?
개소리 집어치우라 그래


상사한테 까일 때도, 관계사에서 시달릴 때도,

실적으로 쪼일 때도,

그리고 진급에 누락해 쓴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실때도.


단 한가지. 세계여행이라는 달콤한 그 한 마디를

꾸역꾸역 집어삼키며 시간을 버텼었지.


꿈이 있다는, 로망을 곧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달콤한 미래가 기다린다는 그 사실이 힘이 되어줬었는데.


물론 세계 여행가면

내가 막 바뀌고,

삶의 방식이 변화하고,

눈이 번쩍 띄이는 경험을 할거라는

허황된 마음은 없었지만.


뭐랄까. 김이 빠진 느낌.

그걸 애써 회피하려

SNS를 열나게 하면서

난 행복하다 보여주기 급급하고,

조회수 댓글수 좋아요수에 집착하지만.


아 모르겠다. 이게 참 뭔지.

무얼 보고 듣고 느끼려고 이 길을 떠난건지.


아직 찾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우아한 퇴사자가 되기 위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