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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Dec 28. 2018

The heart asks pleasure first

그것은 어떤 것들의 결과이다.


항상 그렇다.

우리를 무너뜨리는 사건은 바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곧이어 다른 어떤 행동이 일어난다.

사건과 행동, 감정, 생각과 장면들이 갑자기 분열팽창하는 무한 반복의 윤회 속으로 들어간다.

마치 우리가 그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듯이.


사건에 걸려든 우리는 끈에 매달린 마리오네뜨처럼 우스꽝스럽게 춤을 춘다. 뜻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녀는 단 일초도 쉬지 않고 얘길 했고

얘기 속의 그녀 역시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반응하고 생각하고 찔러대고 활약했다.

활약이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마치 탐관오리들을 혼내는 의적처럼 확신에 차서 상대를 모욕하고 매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 바로 실행했다.


나는 그녀가 너무 불쌍했다.

분노가 갉아먹고 있는 그녀가.


“잠시만 말하지 말고 멈춰보세요.. 생각도 하지 말고..”


잠시 멈춘 그녀는 곧 이렇게 말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돼요?”


10초도 지나지 않았서였다.


“어떠세요?”

“민망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그 일이 터진 이후로 한번도 쉬지 않았네요. 잠도 못자고 며칠째 깨어 있어요.”


어쩌면 나는 그 고통을 모두 알고 있다.

아니다. 모른다. 그건 내 고통이었을 뿐.

그리고 어느 순간은 그녀가 진심으로 부러웠다.


그녀를 보내놓고 묻는다.

왜 지금 이순간 그녀가 내 앞에 당도했을까.


풀어낸 스웨터는 잘 감아 실뭉치인 채로 구석에 두었다. 나는 이미 새 실로 짠 새옷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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