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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Feb 15. 2016

만남은 잦은 이별

11월의 늦은 오후
하루의 생을 마감하는 해가
한해의 생을 마감하는 나무를 만난다.
그 길고 따뜻한 손으로 나무의 온몸을 어루만진다.
갈라져 터진 줄기, 물기가 가신 가지, 서리를 맞아 환히 빛나는 잎을.
해는 산너머로 기어이 넘어가고
나무의 정수리에 잠시 머문
한조각 빛
금각사의 지붕이 저럴까
누군가 그랬지, 사랑의 절정은
장엄하다고.
한생의 마지막 사랑 앞에서
장엄함에 못박힌 나는
오래오래 너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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