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처음으로 꾼 꿈은
아주 생생했지만,
다 날아가버렸다.
딱 하나만 남았다.
실제 나는 비강이 휘어져 있어서,
코와 관련된 질병이 잘 생기는데,
작년 가을 코뼈가 딱 뿌러지는 사고로 인해
찍은 CT로 보니 그야말로 동굴이다.
상하좌우 양쪽이 다 제멋대로였다.
꿈 속에서는 휘어진 내 코를 바로 잡아야 하는 수술에 관한
논의 중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내 코는 22번이나 휘어졌다는 것이다.
이걸 바로 잡으려면 아마 코를 그냥 부숴버린 다음에
재건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남아있는 꿈 조각은 그것이었다.
22번.
22라는 숫자가 남았다.
22번의 휘어짐.
놀랍도다. 나는 22번의 굴절에도 불구하고
숨을 쉬고 살아남았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내 속은
그렇게 수도 없이 꺽어져야 했다.
그렇게 해서 살아 남은 높은 내 코.
22번의 망치질을 거치고,
고통을 지나 새로운 코를 가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