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ne Mar 28. 2020

부록|예비창업자를 위한 사소한 조언 몇 가지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되고 싶다면

메르스와 중국의 사드 보복,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관계 악화,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까지 한국의 관광업계는 매년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이슈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 암울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분명 게스트하우스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예비 창업자를 위해 사소한 조언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1. 공중보건 이슈와 국제정치적 이슈는 앞으로도 반복해서 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의연하게 시간을 견딜 금전적, 심리적 준비가 되어있는지 점검해보자.

→ 게스트하우스 이외에 다른 수입 창출(위의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는)이 있다면 금상첨화.

→ 일정 정도의 현금 보유는 필수다.(최소 6개월간의 생활비)

→ 아시아 국한 말고 전세계 게스트를 대상으로, 단기 장기 게스트를 균형있게 받자.

→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경우, 가능하면 한 사람은 규칙적인 수입이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2. 청소-빨래-요리-예약관리-체크인&아웃 도움. 주말과 연휴도 없는 이 루틴한 일상이 365일 반복되어도 지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물론 이 업무를 외주로 주는 사람도 있지만 비용 무시 못한다.


3. 그래도 꼭 하고싶다면 가능하면 자신의 집에서 운영하는 방향으로 고민해보자. 임차료보다 대출이자가 낫다.


4. 경쟁자는 계속해서 늘어난다.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자. 새로 오픈하는 인테리어가 근사한 게스트하우스, 규모로 압도하는 게스트하우스, 지하철역 근처의 호스텔, 비지니스 호텔, 가성비 좋은 호텔, 심지어 오피스텔 불법 에어비앤비까지 경쟁자는 계속해서 늘어난다. 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리집에 예약을 하도록 하기 위해선 나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반드시 하나는 있어야 한다. 게스트가 감동을 받아 리뷰를 쓰고 입소문을 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재방문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경쟁력의 예 : 주인장의 캐릭터, 아침식사, 외국어, 뷰, 액티비티(숙소에서 가능한 체험), 교통 등


5. 정식으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허가 절차를 받아 게스트하우스를 열자. 서울관광재단 및 한국관광공사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준다. 에어비앤비 외에 부킹닷컴, 아고다, 익스피디아 등에서 예약을 받을 수 있다. 에어비앤비만을 이용하며 게스트와 얼굴 한번 마주치지 않는 주인장들은 집을 온통 쓰레기장으로 만든다거나 가전가구를 깬다거나 훔친다거나 하는 등의, 숙소를 함부로 사용하는 게스트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6. 홈페이지는 없어도 무방하다. SNS를 적극 이용하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게스트하우스 소식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각종 메신저(페이스북 메신저, 와츠앱, 위챗, 라인, 카카오톡)만으로 충분히 소통 가능하다.


7. 게스트는 당신의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얼른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어한다. 포토 스폿을 여러 군데 만들어두자. 이왕이면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하자. 게스트가 찍은 사진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타고 전세계에 홍보가 될 것이다.


8. 고정비를 아끼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자. 임차료, 인건비, 공과금(전기세, 가스비, 수도세, 세금 등), 소모품비(휴지, 욕실용품, 린넨, 아침식사 재료 등) 중 자신이 아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보자.


9. 가장 중요한 것은 오픈 첫 1년 간의 리뷰다. 오픈 후 1년간은 최고의 리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자. 리뷰 개수가 쌓이면 점수는 어차피 떨어지게 되어있다. 절대로 더 올라가는 경우는 없다. 첫 1년간 최고의 리뷰를 많이 받아놓아야 점수가 떨어지는 것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게스트에게 감동을 주자는 생각으로 임하면 좋다. 감동을 받은 게스트에게는 꼭 리뷰를 써달라고 부탁을 하고, 게스트의 리뷰에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면(에어비앤비 등) 꼭 달도록 하자. 우리의 경우 환대와 아침식사로 점수를 많이 받았다.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칙은 필요하다. 규칙을 적어서 공용공간 게시판에 붙여놓자. 체크아웃 시간, 아침식사시간, 흡연불가, 변기에 휴지 이외 아무것도 버리지 말 것, 신발을 벗을 것, 공용공간 소등시간 등


11. 셰어하우스도 검토해 보자. 기간이 짧아질수록 숙박비는 높아지지만 관리하기는 그만큼 힘들다. 셰어하우스의 숙박비는 게스트하우스보다는 적지만 월세보다는 많다.


12. 매일매일 바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체크아웃과 체크인 사이, 조식 후 관광을 나서는 10시경부터 관광을 마치고 들어오는 6시경 사이, 그때 시간을 그냥 허비하지 말고 에어비앤비 트립 등 른 부업이나 유튜브, 브런치 등 취미생활도 적극적으로 해보자.


13. 장기간 여행가고 싶을 땐 무조건 문을 닫아야 하나? 다른 방법도 있다. 하나는 믿을 만한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이다. 스태프를 고용하거나 서 잘 알고 지내는 다른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에게 관리를 부탁해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길게 머물고자 하는 장기 게스트의 예약을 받아 그가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자. 실제로 4개월을 예약한 싱가포르 게스트에게 집을 맡기고 3개월간 필리핀에 어학연수와 여행을 다녀온 사장님이 있다.


14. 게스트 입장이 되어 인천공항에서 자신의 게스트하우스까지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한번 가보자. 방을 하나 정해 짐을 모두 풀고, 잠도 자고, 아침식사도 해보고, 샤워도 해보자. 부부나 친구가 동업을 하고 있다면 한 사람은 여행자 역할, 한 사람은 주인장 역할을 연습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15. 가능하면 처음 결정한 것을 꾸준히 유지하자.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전 15화 에필로그|게스트하우스의 문을 닫고 깨달은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