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냐킹 행복하세요.

모든 순간에 조금씩 행복을 떼어다 붙이세요.

by 이경



안녕 !



예몽이 사인을 해줬어.

나는 언제부턴가 사인을 받지 않는 인간이 되었는데

갑자기 사인을 해주겠다고 말하더니 사인을 해주는 거야.

내가 사인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일단 이 싸인을 가지고 있으래. 얼마짜리 사인이 될지 모른다고. ㅎㅎ

(네가 유명해져도 이 사인을 파는 일은 없을 거야)


정말 좋아하는 가수의 팬사인회에 당첨이 돼서 가도 사인을 받지 않겠냐고 물어봤는데

그럴 거라고 말했더니 안 믿는 눈치야. (진짠데)


사인이 뭐 그렇게 중요하겠어.

그 순간이 더 중요하지.

사인 대신 눈을 보고 악수를 하겠어, 나라면 말이야.


작년에 낭독회에 갔는데 사인 대신 악수를 해달라고 했거든. 시인 님이 조금 당황하셨는데 내가 진짜로 사인을 받지 않으니까.

진짜로 안 받는 거냐고 그러시면서 두 번 놀라시더라고. (진짠데)


악수가 서로 민망할까 봐, 그냥 집으로 왔던 적도 있지. 사인보다 만났다는 사실이 내게는 중요하니까.


엄마가 늘 너는 왜 애가 야금박 지지 못 하고,

욕심이 없냐고 어릴 때부터 구박했는데-

어쩌겠어, 이렇게 태어난 곤데..

그렇다고 나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앞자리 아니어도 뒷자리도 충분하고 좋아, 나는.


꿈을 꿨는데

너무 황당한데

꿈 아닌 것처럼 생생해서

뭐지, 이건

이러고 일어났어.

그런 익스트림 기구가 실제로 있다면

다리가 후들거려서 절대 안 탔을 건데

꿈이니까, 가능했겠지.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으면

닫혔던 성장판도 놀라서 열리겠다, 싶었는데

키는 그대로더라고. (혜쓱 머쓱)


위해주는 말, 설탕 같지.

걱정돼서 하는 말 같은 거.

근데 설탕도 계속 먹으면 살이 찌게 돼.

너무 걱정이 될 땐 아무 말 안 하고 가만히 있어.

원래도 자주 가만히 있긴 하지만...

음, 진짜 가만히 있는 건 아니고 속으로 기도해.


가끔은 그게 도움이 되기도 하더라고.


그리고 안 전해도 될 말 같은 건

굳이 좀..

그렇게 전해 들은 말은 공으로 만들어서 바로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려. 담아둘 가치가 없거든.


그냥, 그런 거 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 있잖아.

아니면 상대한테 상처 주고 싶었다던가.

남이 하는 말을 빌려와서 치사하게.

그러면 반대로 생각해 봐.

나한테 상처 받은 일이 있었나 하고.


그게 내가 그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따지고 보면 별반 다를 게 없어서 그러는 거야.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만

계속 좋은 사람이었으면 싶어.


단 몇 명이여도 괜찮아.

그들이 좋다고 하면 다 상관없어.


기다렸던 책이 왔고,

다음 주 화요일엔 몰래 까치발로 훔쳐만 보던 시인 님의 낭독회에 갈 거야.


오늘 기다렸던 책을 읽다가 문득

경로를 이탈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이것도 병이라면 병일까?


그럴지도.


뭐든 좋으니

많이 싸고

많이 버리고

많이 망하자



오늘도 약간, 그런 느낌.


얏호, 오늘도 잘 망했다 !!





시즌 끝난 눈사람은 이렇게 아련아련한 건가 원래?





라흐마니노프와 비엔나커피, 치즈 케이크 이만큼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