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난 정말 아무것도 쓰지 않고 지내..
내가 이렇게 말하면 에이, 거짓말~ 이렇게 물어볼 사람이 몇 있겠지만 진짜야.
평일엔 회사를 가고, 주말엔 뒷산에 가고,
쓰는 시간보다 읽는 시간이 길어졌어.
아니면 뭘 보던가.. (유투브?)
편지를 써야지 하고 편지지를 꺼냈다가 도로 집어넣고
아이, 그냥 쓰지 말자.
이런 날들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야.
편지만 주고받을 친구를 따로 구해볼까 생각하다
예전에 재능 기부 사이트에 편지 대신 써주는 재능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올려두고 문의 메일이 너무 없어서 잊고 지냈거든.
근데 한참 지나서 문의 메일을 발견한 거야.
너무 신나서 메일함을 열었는데
만나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내용의 메일이었어.
답장하지 않았지..
세상의 속도를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건가 그런 생각도 자주 해.
그렇다고 하기엔 속도에 너무 익숙해져 있으면서도 말이야.
웃기지??
프라하 일정은 모두 취소가 되었어.
사람의 계획이 참, 무상한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사람처럼-
이제, 뭘 하지?? 이런 헛헛한 마음도 잠시.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하는 나를 보면서 어딜 그렇게 자꾸만 떠나고 싶어 하는 걸까?
이별 없는 세대를 읽고 있거든.
거기 이런 문장이 있어
"그런 다음 슬그머니 도망친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만나 서로 함께 지낸다. 그런 다음 슬그머니 도망친다. 우리에게는 만남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이별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마음이 내지르는 비명을 두려워하며 도둑처럼 슬그머니 도망친다. 우리는 귀향 없는 세대다. 우리에게는 돌아갈 곳도 없고 마음 줄 이도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 귀향 없는 세대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도착의 세대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별에, 새로운 삶에 다다르는 도착의 세대다. 새로운 태양 아래, 새로운 마음에 다다르는 도착의 세대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사랑에, 새로운 웃음에, 새로운 신에게 다다르는 도착으로 가득 차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도착이 우리의 것임을 알고 있다.
이별 없는 세대 p98 / 볼프강 보르헤르트 / 문학과 지성사
도착은 어디일까?
이 세상에 자연과 마음 빼고,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이 있을까?
새롭지 않지만, 새롭게 발견되는 그 무엇이 우리에게 숨겨져 있으려나.
이런 방랑이 어쩌면 본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래도 때가 되면 그런 다음 또 슬그머니 도망치겠지.
매일 조금씩 어딘가로 가고 있다면-
이 새로움의 도착은 어디일까?
그래서 자꾸만 다시
또 다시 가방을 챙기는 건지도 몰라.
오늘의 이별을 피하기 위해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