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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 Aug 31. 2020

비가 오래

마음 내자 !



안녕 !




제목도 없이 쓴 글.

공포와 불안에 대해 생각했어.

그게 자꾸만 커져서 알 수 없는 미움으로까지 번지고, 몸이 아픈 일과 정신이 병드는 일까지.



살뜰히 살피자.

어디 한 곳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도록.


힘내자, 라는 말 대신

마음 내자 !

기분아 달려~


그런 의미에서 내일은 동굴에서 소소하게 엽떡 파티.

쿨피스 준비되었습니까?


마음 내자 !



---



 비가 오래 내렸다. 바닥에 누워 떠가는 일. 사실은 떠 있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믿는 일에 더 가까운. 시인이 물었다. 달에는 어떤 힘이 있을까* 우리는 산책하는 길이었고, 어쩌면 서로의 뒷모습을 보며 걷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오래오래, 어떤 날의 밤은 그 어깨가 너무 작다 느꼈다. 작은 게 다 뭐지? 따라잡을까 말까. 죽은 이의 물건을 정리해서 태우는 사람의 인터뷰. 다 기억나지 않는 그 꼭지가 달 끝에 걸렸다. 너라면 이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지 몰라. 그랬어? 라며 별일 아닌 일처럼 만들어줘. 그랬어? 누워있는 나를 상상하며 나와서 보라던 시인은 해맑았지. 그게 말이 돼? 그래도 너라면 별일 아닌 일처럼 만들겠지. 밤이 좋아요? 물으면 밤이 오기 전에 먼저 잠든다. 정해진 대답처럼 아침에 눈 뜨고 싶어서. 미리 만들어 놓는 밤, 그런 밤 자리가 있다.


      

 비가 아주 오래 내렸다. 언제 끝날까? 빗소리 좋지만 이제, 그만 왔으면 좋겠다. 그럴 때마다 눈을 감고 오늘은 비 때문에 달도 안 보여. 달이 안 보이면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그럼 이제 우리 달을 상상하자. 상상으로 그려 넣자. 우산도 달이 될 수 있어. 멀리서 보면. 멀리 두는 거야, 멀리. 거리의 감각을 다시금 깨워보는 일. 머리가 핑 돌아 계단이 흔들려도 흔들리는 건 계단이지 내가 아니야. 이따금 흔들려 보는 일. 가라앉아 보기도 하면서. 그렇게 채워지는 달무리. 비가 오겠지,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작은 안심을 가져보는 일. 야밤에 달을 체조시키는 인간은 어떤 인간일까? 자꾸만 발을 걸어오는 인간이겠지, 나처럼. 잠깐만 숨을 참아 볼까. 넘어져서 보면 보이는 새카만 아주 새카만 우주.



          

 한순간 사라져도 좋겠지**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 김현

**펼쳐라, 달빛 / 강성은   




과제로 썼던 글인데 흔적을 남겨두고 갈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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