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움에 주저앉는 4월, 밤 산책을 나간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하늘로 붕 뜬 셔틀콕을 바라보며, 내 차례 언제 오나.
<휴대폰 진동소리>
『네 친구를 살리고 싶으면
주변에 알리지 말고
조용한 곳으로 가서 전화해라』
빵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내 차례라고 멀리서 누군가 손짓했다. 아씨, 지금 마음으로는 못 가. 엑스자를 크게 그렸다. 네 번째 만에 전화를 받고선 와하하하하 웃는다. 놀랐어? 뭐야, 짜증 나 너 내가 이런 장난 그만 치라고 했어, 안 했어! 잠시 웃음이 끊긴다. 너가 매번 속으니까. 조금 전까지 웃고 있던 빵나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을 것만 같다. 로마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나도 교회를 다녀볼까? 하고 네가 물었다. 한 번도 교회에 같이 가자고 말해본 적 없었는데 말이다. 교회는 왜? 그냥, 너가 믿는 하나님이라면 믿어보고 싶어서. 내가 믿고 있는 하나님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믿고 있는, 믿고 싶은 그 사이 어디쯤. 로마와 서울 중간쯤의 하늘에 계신 하나님.
차례도 놓치고, 멍하니 앉아서 하늘로 붕 떴다 가라앉는 셔틀콕을 본다. 여러 팔이 한데 섞여 묶였다가 풀어지고, 풀어졌다 묶인다. 바람도 좋고, 여기 나온 사람들도 세상 평화로운데 마음 한편 4월엔 중랑천으로 밤 산책 나오지 말아야지. 떨어진 벚꽃 잎만 보아도 발밑 쓰라린데, 눈물 날 것 같아 말하면 갑자기? 그러니까 시를 쓴다며 분명 놀림이나 당하겠지.
얼마나 더 기다리면 내 차례인 걸까?
멍하니 앉아서
하늘로 붕 뜬 셔틀콕 바라보며
4월
아무코토 모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