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린넨 좋아하세요?”

[모른 채로 시작했기에 가능했다] Ep.12

by Annie


예비부부이자 2인 제작자. 60평 작업실 셀프 인테리어 중. 테이블웨어와 가구 제작을 시작으로 인테리어까지 손을 댔다.


수많은 원단 중에서도 거즈나 린넨처럼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을 가진 재료에 유독 매력을 느낀다. 몇 가지 패브릭 아이템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고민 끝에 원단을 고르고, 원하는 모양을 그려 잘라 재봉해서 작업실에 둘 물건들을 하나둘 만들었다. 내가 만든 것이던 아니던 곁에 두는 물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분명한 쓰임새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물건들이 내게는 오래 보아도 질리거나 버리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직접 만들다가도, “세상에는 이미 정성껏 만들어진 좋은 것들이 넘쳐나잖아.”라며 만들어진 걸 더 좋아하는 듯한 나를 발견하곤 한다. 취향을 모아두었을 때 만족감은 무엇보다 크다. 만드는 사람, 사고자 하는 사람 어느 쪽이 나다운지는 모르겠다.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중요한 건 좋아하는 것을 모으는 데는 자신이 있다는 점이다.


내가 이 일을 하려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지 않을까. 무언가에 강하게 끌린다는 것은 내 스스로 나에게 건네는 일종의 ‘힌트’와 같다고 느껴진다.



오늘은 좋아하는 린넨 원단으로 직접 만들었던 몇 가지 물건을 소개하려 한다.


일 년이라는 시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것들. 지난 시간만큼이나 앞으로의 일상에서도 잘 쓰이길 바라며 이 물건들을 기록한다.



Item 1. 린넨코튼 테이블 매트/냅킨


(1) 원단:

- 바이오워싱 처리된 린넨코튼 11수, 연회

- 100% 린넨 30수, 보라


(2) 실:

- 원단과 유사한 색 실


(2) 재봉:

- 액자식 박음




Item 2. 린넨코튼 스위치 커버


(1) 원단:

- 바이오워싱 처리된 린넨코튼 11수, 연회


(2) 실:

- 원단과 유사한 색 실


(2) 재봉:

- 액자식 박음



액자식 박기는 일자박기나 접어 박기 보다 손이 조금 더 가지만, 마감이 깔끔하고 접힌 부분의 레이어가 예쁘게 표현돼서 좋아하는 재봉법이다. 물을 살짝 뿌려 다림질로 모양을 잡아주면 정갈함은 자연스럽게 더해진다.


린넨 코튼은 린넨 100%에 면이 섞여 주름이 덜 가고, 혼마 특유의 퍼석한 느낌을 잡아준다. 여기에 부드러움과 탄탄함이 함께해 오래 사용하기에도 좋다.



Item 3. 린넨 창문 가리개


(1) 원단:

- 100% 린넨 30수, 연핑크


(2) 실:

- 원단과 유사한 색 실


(3) 재봉

- 두 번 접어 박기



작은 커튼을 만들어 달았을 뿐인데 화장실 분위기는 한결 아늑해졌다. 가래개 용도이지만 빛이 충분히 투과되길 바라며 엷고 가벼운 30수 원단을 골랐다. 성글게 짜인 조직감이 유독 예뻐 보인다. 빛이 원단을 통과할 때 은은히 번지는 느낌이 참 좋다. 기분 좋게 후들거리는 질감까지. 내가 린넨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툭하고 만들어 걸어도 멋진 분위기가 감돈다.



Item 4. 린넨코튼 앞치마


(1) 원단:

- 바이오 워싱 처리된 11수 린넨코튼, 진회


(2) 실

- 원단과 유사한 색 실


(3) 머천드 앤 밀스의 The Workaday 패턴 (구매처 하단 첨부)


제작해 착용해 보았다.
머천트 앤 밀스 The Workaday


재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만들어보길 권하고 싶은 패턴이 있다. 머천트 앤 밀스의 The Workaday 패턴.


재봉 초보라도 재단만 차분히 하면 크게 어렵지 않다. 앞치마는 정말 재단이 전부인 것 같다. 재봉이 부담된다면 원단과 실 색을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는 것을 권장한다. 재봉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


앞치마 원단으로는 바이오 워싱 처리된 11수 린넨 코튼을 사용했다. 텍스처가 참 좋다. 구김이 덜하고, 물 흡수도 잘된다. 가격도 린넨 100%에 비해 부담이 적다. 두께감은 적당하고, 어깨에 올렸을 때 무겁지 않다. 먼지가 잦은 환경이라면 진회색과 유사한 어두운 컬러를 추천한다.


원단 구매처: 선퀼트 - 원단, 부자재 쇼핑몰
패턴 구매처(한글번역본): 옷패턴 : 제리네 구멍가게




오늘은 웨딩촬영을 앞두고 촬영 작가님과 레퍼런스를 주고받았다. 4월 촬영이 확정되고 연말이 되니 마음이 한층 더 바빠졌다. 준비할 것으로 가득 채워질 2026년의 나의 상반기는 평소보다 빠르게 흘러갈 것 같다.


분주한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앞으로의 일상들이 우리다워지는 시간으로 채워지기를.


앞으로 채워갈 작업실도


[모른 채로 시작했기에 가능했다] Ep.13에서 만나요!

2026 새해에도 건강과 평온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