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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서 김태림 Jan 15. 2021

STAR 방식으로 말하기

나’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

지원자의 입장에서 수많은 인터뷰를 보기도 하고, 채용자의 입장에서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해보면서  “STAR” 방식으로 말하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특히 Behavior interview Question (정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을 할지 물어보는 질문 )에서 이 방식으로 말하는 것은 지원자의 경험을 질문의 의도에 맞춰서 최대한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고, 채용자의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되니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화법이라 생각한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특히 학교 (미국 주립대)의 경우 애초에 평가 양식이 STAR 방식으로 구성되어있어 지원자가 STAR 방식으로 말한다는 전제 하에 평가를 남기게 되어있다.

  

간단하게 “STAR” 방식은 S(Situation): 주어진 그 당시 상황을 말하고, T(Task) 그때 내가 하게 된 역할이나 업무가 무엇이었고, A(Action) 내가 어떻게 행동을 했으며, R (Result) 그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었는지 설명하는 방식이다.  

예시로 학부 2학년 때 숙제로 정리한 자료를 첨부했다.   


내가 처음 STAR 방식을 알게 된 것은  학부시절 “BUS 250” (Business communication) 수업에서였다. 이 수업은 갓 비즈니스 스쿨 (경영대)에 들어온 2-3학년 학생들이 듣는 수업인데 Personal Branding (‘나’라는 브랜드 만들기) , wisdom project (수업에서 연결해 준 동문 중 한 명을 인터뷰하고 느낀 점을 발표)  프로젝트 중심 수업이었다. 그리고 미국 생활 중 종종 느꼈던 미국 친구들의 ‘근자감’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자기애에서 왔구나 하는 깨달음을 준 수업 이기도 했다. 대체로 미국인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님 말고”라는 마인드가 강해서 인지 수업시간에도, 일에서도 틀린 답을 자신 있게 말한다. 경영대 특성상 팀 프로젝트나 발표를 할 기회가 많았는데 알고 있는 지식 하나를 백으로 만드는 재주, 틀린 답도 마치 그들이 말하면 내가 틀린 것인가 하는 의문을 들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았다.


 대학원생이 된 지금도 일을 할 때나,  공부를 할 때나 그런 재주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참 부럽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미국인들의 그 재주의 원천은 “나”에 대한 신뢰 그리고 그 신뢰는 내가 누구인지를 잘 알고 있는 것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즈니스 스쿨 특성상 더 나아가 그것을 잘 표현하는 친구들의 비율이 많았을 뿐 대체적으로 미국 친구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고 못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시키면 좋을지를 객관적으로 아는 친구들이 많았다. 지나고 나니 딱 대학교 2학년때쯤에 들어서 좋았던 수업이라 생각한다. 비즈니스 스쿨에 들어왔지만 아직 세부 전공을 정하지 않았을 때 , 나를 되돌아볼 시간이 되었다. 그 시절 배운 STAR 화법을 지금까지 써먹고 있으니 이런 배움이 어떻게 보면 진정한 공부가 아닐까 싶다. 초중고 대학생 때까지 나에게 있어서 공부는 자존심이었다. 항상 남들보다 잘해야 했기 때문에 못하는 과목들은 ‘어느 정도’를 유지하기 위해 마치 게임에서 레벨업 하듯 그 순간순간의 수많은 시험들을 거쳐 이 자리까지 왔다.  순수하게 학습을 통해 얻는 즐거움을 느낀 적이 언제일까?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는 즐거움보다는 시험, 점수, 등수에 연연하면서 공부를 했다. 사실 내가 왜 이걸 배워야 되는지 모르겠는 수업들이 정말 많았다. 특히 고등학교 때는 그 생각이 정점을 찍었다. (어쩌면 그 이유가 내가 한국에서 대학입시를 실패하게 된 첫 번째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 시절 교과서 속 고리타분한 이야기들보다는 신문이나 시사 잡지에 나오는 세상 돌아가는 일들이 더 재미있었고, (재수 시절 기숙학원에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조중동 한겨레 신문을 매일 첫면부터 마지막 광고까지 다 읽었으니 수능 공부하러 간 곳에서 세상 공부를 더 하고 온 셈이다.) 나는 그 당시 당연히 입학사정관제, 요즘은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바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전형으로 대학에 갈 줄 알았다. 흔히 말하는 나름의 스토리도 가지고 있었고, 그것들을 증명해 줄 다양한 수상경력,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책 출판 경험까지 나름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수시 6개를 모두, 그것도 지방 일반고에서도 낮은 내신으로 인 서울 학교들만 썼으니, 어쩌면 재수는 이미 예상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면서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어린 나이였지만  ‘나’라는 브랜드를 상품화하는 법을 연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연습은 머지않아 경영대에 입학하게 되었을 때, 학부시절 보게 된 인턴십, 정규직 면접 때 빛을 보았다. 입학사정관들에게 나의 장점들을 모아 최대한 나를 그들이 원하는 인재로 포장했어야 했으니 어쩌면 그때부터 나의 장단점들을 객관화시키고 스토리를 연결시키는 연습을 하게 된 셈이다. 그리고 기본 조건의 중요성 또한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경험과 스토리가 있어도 기본 요건은 채워야 한다는 점. 그래서 대학 때는 나중에 학점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경험을 못하게 되지 않을 정도로만 관리했다.(나중에 미국 대학&대학원 공부 방법에 대해서 쓸 예정이다.) 엄청 우수한 성적은 아니지만 틈틈이 잘 놀고, 일하면서 4년 안에 졸업했고, 원하던 일도 해보고 대학원에도 왔으니 이 정도면 만족한다.  


우스갯 소리로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들어가면 아르바이트로 고등학생들의 자소서를 봐주는 것이 나의 꿈 중 하나였다. 자소서를 통해 짧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결국 수시에 다 떨어지면서 그 버킷 리스트는 이루지 못했지만 몇 년 뒤 채용 업무를 하게 되면서 수없이 많은 이력서, 자소서(커버레터)를 보면서  그 꿈을 간접적으로나마 이루게 되었다.


정해진 기본 조건을 충족시켰으면 그다음부터는 ‘나’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문이다. 인터뷰 때 그동안 내가 해온 소중한 경험 하나하나를 전부 다 말하고 싶은 것은 모든 지원자의 꿈일 것이다. 그 경험을 조금 더 설득력 있고, 논리적으로 빛나게 해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STAR 화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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