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9 아일랜드 넷째 날
난 나름 내가 날씨의 여신이라고 자부한다. 여행을 다닐 때, 날씨 운이 좋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도 날씨 운이 좀 좋은 것 같다. 일단 비가 자주 오는 아일랜드인데, 비가 오질 않는다. 우비도 여러 개 챙겼는데, 쓸 일이 아마 없을 것 같다. 내가 오기 전에 heavy rain이 내렸다고 했는데, 거짓말 같이 내가 오자 비가 그쳤다. Shower가 조금 오기는 했지만, 이건 그냥 안 온 거다.
그리고 진짜 날씨의 여신인 이유는, 오늘 같이 중요한 날 비가 오지 않기 때문이다. 무려 Cliffs of Moher를 가는데 비가 안 오고, 심지어 화창하다. 가이드 마이클도, 우리에게 이건 good이 아니라 great weather라고 몇 번을 말했다. 버스에 탄 사람들 모두가 끄덕였다. 화창한 날씨 덕분에 어딜 가도 아름다웠다.
나는 여행에서 날씨가 반이고, 사람은 반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는 변수는 제거 가능하지만, 날씨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다. 그래서 여행할 때, 날씨 운이 정말 중요하다. 미리 모허 투어를 신청하지 않은 것도, 비가 심하게 내리면 다음 날로 미루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딱 내가 가려고 하는 날에 아일랜드에서 해가 쨍쨍하다니!
해가 쨍쨍한 덕분에, burren도 모허 절벽도 그냥 스치는 풍경들 모두가 아름다웠다. 감사합니다 하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