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여행복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eil Dec 18. 2019

자이언트 코즈웨이

2019.12.01 아일랜드 여섯째 날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날 만한 하루였다. 여행 전부터, 모허 절벽과 자이언트 코즈웨이는 꼭 보고 싶었던 자연경관이었다. 모허 절벽이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에, 자이언트 코즈웨이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큰 제주도라는 이야기도 있어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자이언트 코즈웨이는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주상절리다. 그런데 돌이 모두 일정한 모양을 띠고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한 점이라고 한다. 연필심 같은 거인의 발자국을 얼른 만나고 싶었다.

 가이드는 red trail로 올라갔다가, 일반 루트로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했다. red trail을 추천한 이유는 올라갈 때 높은 곳에서 아래를 쭉 쳐다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때문에 자이언트 코즈웨이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얼른 직접 돌을 밟아보아야 하는데, 멀리서 살짝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날씨가 좋아서 자이언트 코즈웨이를 둘러싼 모든 길, 바다, 절벽이 아름다웠지만 한국인인 나는 main spot을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함께 다닌 Lara는 자이언트 코즈웨이를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감탄 정도가 비슷했지만, 난 편차가 매우 컸다. 내게 주어진 1시간 45분 중 자이언트 코즈웨이를 만난 마지막 45분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대박, 우와 감탄사가 멈추지를 않는 나를 보고 Lara는 자꾸만 웃었다. 높낮이가 다른 자연 계단이 형성된 것도, 동일하게 각이 잡혀 있는 각각의 모양들도 모든 게 놀라웠다. 자이언트 코즈웨이를 보고, 직접 그 위를 걸을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다. 다시는 걸어보지 못할 자연의 계단이었다. 이 모양이 신기했던 이유는 항상 주상절리의 옆면만을 바라보았었는데, 윗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옆면은 제주도나 다른 곳에서 본 것과 비슷했는데, 가장 맨 윗부분에서 직접 걸을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느껴졌던 것 같다.

 눈에 담기에 부족한 큰 자연이었다. 이리저리를 둘러보아도 높고, 많은 주상절리들이 있었다. 모허의 절벽과 마찬가지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고, 오히려 기대를 넘는 절경이었다. 새벽 아침 일찍 일어난 피곤함이 싹 가시는 놀라움과 아름다움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Busking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