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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니마리아 Oct 01. 2024

몸짱 아빠를 만들기 위해

-『 Mr Biff the Boxer 』





(중고) Mr Biff the Boxer (Paperback) - Happy Familiies - 앨런 앨버그 자넷 앨버그 [mEA]저자앨런 앨버그,자넷 앨버그출판Puffin발매1980.03.06.




MR Biff the Boxer Paperback저자Allan Ahlberg출판 Puffin Books발매 2013.06.06.


『 Mr Biff the Boxer 』 by Allan Ahlberg with pictures by Janet Ahlberg, Puffin, 1980




이 책의 작가는 앨런 앨버그로 1938년 영국 출신 아동 작가이다. 일러스트 작가는 자넷 앨버그(1944~)로 두 사람은 교사 교육을 받다가 만나 1969년 결혼했다. 교사로 출발했지만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여 책과 잡지에 오랫동안 그림을 그렸다. 특히 1986년에 나온 『우체부 아저씨와 비밀 편지』를 함께 발표하며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Kate Greenaway Medal)’과 ‘커트 매쉴러 상(Kurt Maschler Medal)’을 받았다. 자넷은 앨런과 함께 『베이비 카탈로그』 등 수많은 히트작을 펴냈지만 1994년 50세의 젊은 나이게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앨런은 아내가 죽은 후에도 왕성하게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마을에 ‘미스터 밥(Mr Bop)’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권투선수로 아주 탄탄한 몸에 마을에서 가장 강인한 체격의 사나이였다. 게다가 챔피언 출신이었다. 그 마을에는 또 다른 권투 선수가 살았는데 바로 ‘미스터 비프(Mr Biff)’이다. 미스터 밥에 비해 체격도 별로고 몸도 별로다. 그도 그럴 것이 미스터 비프는 평소 실내화를 신고 안락의자에 앉아서 신문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툭하면 맥주를 마시고 달콤한 크림 케이크를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서 자선 행사를 위한 권투 시합이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마을 최고의 권투 선수인 미스터 밥과 경기를 치르게 된 미스터 비프, 그의 가족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시합을 위한 몸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아이들은 아빠의 식단을 관리하고 운동을 시키는 등 트레이너를 자처하고 엄마와 강아지마저 미스터 비프의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억지로 끊고 운동하며 배고픈 나날을 보내는 미스터 비프, 과연 시합 날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승리는 고사하고 몸이라도 선수답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크림 케이크 세 개랑 맥주 한 병 먹고 싶은데. “


미스터 비프가 말했다.


“당근 세 개와 물 한잔 드세요.” 미시즈 비프가 대답했다.


아이들도 매일 확인했다.


“아빠, 기분이 어때요? “


“엉망이야!”(p.10) 




권투 선수 아빠의 시합을 위해 아내, 두 아이, 강아지까지 나서서 다이어트와 운동 트레이너로 활동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부부가 각각 글과 그림을 담당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서인지 영어 그림책의 매력이 더욱 돋보이는 듯하다. 대개 동화는 어른이 나서서 아이의 문제나 과제를 해결해 주는 전개가 많은데 이 책은 그 반대다. 아이들이 아빠의 건강과 체력을 위해서 이리저리 분투하고 아빠는 투덜대면서도 충실히 따라가는 모습과 표정을 보다 보면 도저히 그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느껴지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마치 슬프고 힘든 상황에 해학이 느껴지는 옛 그림처럼 코믹한 전개가 과장된 표현에 대한 거부감을 상쇄한다. 




글밥이 많지 않은 데다가 기초 영어를 다져가는 아이들과 성인에게 도움이 되는 특징이 몇 가지 눈에 띈다. 가령 fiddle은 ‘조작’ 혹은 ‘바이올린’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as fit as a fiddle은 ‘매우 건강한’이라는 의미의 관용어이다. 제목으로 나오는 Mr. Biff의 biff는 동사로 ‘때리다’라는 의미가 있고 상대역으로 나오는 Mr. Bop도 '가볍게 때리다 ‘라는 권투 용어가 나와 독자는 중의적 의미의 표현을 익힐 수 있다. 군데군데 이러한 표현이 반복되어 자연스럽게 기억을 하는 장점도 있으며 Billy Biff, Betty Biff처럼 주인공의 아이 이름에도 소리의 반복과 운율로 리듬감을 십분 느낄 수도 있다. 창작 동화지만 ’ 동점이야(It's a draw)'와 같은 실생활 표현은 물론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와 같은 영국 음식명을 통해 문화도 알게 된다. 




동화와 아동서를 좋아하는 성인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이다. 문화적인 면에서 복싱이나 술을 마시는 장면에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지만 따뜻하고 유머가 깃든 영어책을 읽고 싶은 독자는 가볍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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