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DORA MOON and the New Girl>
* Title: <ISADORA MOON and the New Girl>
* Author: HARRIET MUNCASTER
* PRINTED IN: 2023
* Publisher: OXFORD UNIVERSITY PRESS
살다 보면 이사, 전학 등의 이유로 새로운 친구, 새로운 이웃, 새로운 누군가가 되어 기존의 그룹에 합류할 때가 있다. 그 반대일 때도 있다. 내가 이미 기존 그룹에 속한 채 새로운 멤버를 맞이하기도 하고 새로운 멤버가 되는 과정을 겪고 난 후 안정을 찾고 또 다른 타인을 맞이하기도 한다. 적응하는 사람도 적응된 사람도 서로 다른 출신, 다른 성격의 타인을 대하는 일은 쉽지 않다.
<ISADORA MOON and the New Girl>(가제:이사도라 문과 새로운 소녀 친구)는 이사도라 시리즈의 17번째 이야기이다. <ISADORA MOON GOES TO SCHOOL>을 시작으로 작가 해리엇 먼캐스터는 옴니버스처럼 주제에 따라 이사도라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시리즈마다 다루는 내용은 다르지만 주인공 이사도라의 독특한 정체성은 공통분모처럼 자리 잡혀 있다. 요정 엄마와 뱀파이어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이사도라는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새로운 친구 애바가 그녀의 반으로 전학 오게 된다. 이사도라는 열정적으로 애바에게 다가가며 친구가 돼주려 하지만 애바는 관심은커녕 싸늘한 시선과 비아냥 일색이다. 이사도라의 친구들조차 괴상하게 구는 애바를 피하며 멀어지려 한다. 이사도라 자신도 처음에 인간 학교에서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며 먼저 손을 내밀지만 애바는 모욕과 비난으로 주위에 상처만 남기는데……
사람의 감정을 읽는다는 것은 쉬운 것 같지만 의외로 어려울 때가 있다. 세상사 GIVE AND TAKE라며 내가 잘해주면 상대도 잘해주겠지 하며 단순하게 관계를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으로 말하면 상대가 내게 호감은커녕 반감을 보이고 날 선 시선을 보내거나 심지어 상처를 주는데 굳이 내가 계속 모든 걸 감내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른도 쉽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자칫하다 호구 취급받지 않으면 다행이라 말할지도 모르겠다.
반 요정, 반 뱀파이어인 이사도라의 마음도 이런 인간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형을 가지고 등교하는 이사도라에게 심한 모욕의 말을 건넨 애바. 다른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좋아하는 친구는 없다. 변하지 않는 애바의 태도에 결국 초대장을 줄 수 없었던 이사도라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사도라는 애바의 삐딱한 태도에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이상 기운을 감지하기까지도 이사도라에게는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다.
이사도라가 겪는 이러한 성장통은 역으로 인간에게, 또래와 어른에게 질문을 던지며 우리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를 묻게 한다.
"어려운 수수께끼 같구나. 하지만 이사도라, 정답은 단 하나뿐이라는 걸 이미 알 거야…"아빠가 말했다.
"애바를 초대하는 거죠."
나는 대답했다.
p.56
이사도라는 갈등한다. 옳은 일과 진짜 내 마음 사이에서. 무엇이 옳은지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은 너무 괴롭다. 아무리 요정과 뱀파이어의 피로 이루어진 존재라도 인간 세상에서 사는 만큼 인간의 양심과 같은 마음의 소리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더 이상 상처받기 싫고 부딪치기 싫어서 그냥 피하게 되기도 한다. 나도 여기서 자유롭지는 않다. 물론 선택의 문제다. 어느 게 바람직하다고 강요할 필요도 없고 가르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알고 있다. 무엇이 옳은지를. 때로는 상처받기 싫어서, 다시 그 상처를 떠올리기 싫어서 먼저 벽을 치고 선공을 날리듯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그 너머의 상처를 돌아볼 수 있는 혜안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관계와 감정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노력이 선으로 되돌아오지 않지만 기적처럼 행복이 찾아오기도 한다.
"Well, better late than never, " said Dad.(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