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Fish>
* Title: <START FISH>
* Author: LISA FIPPS
* PRINTED IN: 2021
* Publisher: NANCY PAULSEN BOOKS(An imprint of Penguin Random House LLC, New York)
작가 리사 핍스는 언론상을 받은 기자 출신으로 공공 도서관 마케팅 부장이기도 하다. <스타피시>는 데뷔작으로 2022년 마이클 프린츠 아너상을 수상하였다. 예술과 음악을 사랑하며 현재 인디애나주 코코모에서 퍼그와 함께 살고 있다.
"엘리아나 엘리자베스 몽고메리 홉스타인(Eliana Elizabeth Montgomery-Hofstein)
이게 내 이름이다.
내 절친과 부모님은 나를 엘리(Ellie) 혹은 엘(El)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대부분 나를
'첨벙이' 또는 유의어로 '고래'라고 부른다."
p.2
엘리는 집에 있는 풀장에서 수영하기를 좋아하는 행복한 아이였다. 엄마, 아빠, 오빠, 언니, 그리고 이 집의 막내로 태어난 엘리는 불과 이런 별명을 얻게 되었다. 5살 생일 때 기쁜 마음으로 풀장에 뛰어들며 대포알 만한 물보라를 일으키면 주변의 환호성을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돌아온 반응은 '쓰나미 제조자'라느니' 풀장 물을 다 없앤 아이' 취급을 받았다. 그것도 친언니 아나이스, 친오빠 리암에게. 그때부터 엘리는 풀장이 친구들과 즐기는 즐거운 장소가 아닌 눈물을 흘리며 숨어버리는 장소가 되었다. 인간으로서 치욕을 느끼고 분노하고 깊은 슬픔을 간직한 아이가 된 것이다. 엘리가 처음부터 우울한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숨 막히는 순간에도 자신을 대변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사과나 변화가 아닌 "그렇게 괴로우면 살을 빼면 되잖아!"였다. 그때부터 엘리는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대포 만들기 금지(수영장에서)
첨벙 대기 금지
파도 만들기 금지
눈에 띄지도 소리를 내지도 말며
자리를 넓게 차지하지도 눈에 띄지도 말 것
최대한 수그려서 자신을 최대한 작게 만들 것! (p 5)"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소녀 혹은 소년에게 외모 비하를 상대한다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단순히 친구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놀림받고 무시당한다는 것은 깊은 상처를 더욱 자극하여 회복을 요원하게 만드는 일이었을 테니. 나쁜 일은 하나로 오지 않고 몰아서 온다고 했던가. 제일 친한 친구는 갑자기 이사와 함께 전학을 가게 되고 엄마는 엘리의 몸 상태를 심각하게 여긴 나머지 위 절제술 같은 외과적 수술까지 시키려 한다. 자신에게 가장 다정하고 잘해주는 아빠마저 정신과 상담을 받게 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고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작품은 소설이지만 일기처럼 때로는 에세이처럼 짧고 긴 에피소드 서사 형식으로 이어진다. 광고 문구처럼 강렬하고 이색적인 제목이 각 부분의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이야기의 진행을 자연스럽게 펼치고 있다. 꼭 자아의식 세계를 서술하지 않고 단순한 묘사와 설명만으로도 당시의 상황과 엘리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다. 십 대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은 물론 다양한 사회 속에서 소외받는 사람과 약자의 고뇌와 오해, 고통 등을 꽤 사실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시적 언어처럼 특별한 의미를 담은 어휘의 사용은 결코 어색하지 않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불가사리(starfish)와 복잡한 상관관계를 묘사한 부분은 작가의 위트가 집약적으로 녹아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수영장은 엘리의 비극이 시작된 곳이다. 하지만 그곳은 또한 엘리의 유일하고 가장 애착하는 피난처이기도 하다. 일단 물속에 들어가 떠 있다 보면 자신의 육중한 무게가 현저히 감소된다. 오히려 가볍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모든 비난과 혐오의 시선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둥둥 떠다니며 엘리는 불가사리가 된다. 두 팔과 두 다리를 쫙 펴고 차지하고 싶은 만큼 홀로 풀장을 누빈다.
상처가 깊은 만큼 생각을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엘리는 아빠의 깊은 뜻도 오해하고 상담사 선생님의 친절과 엄마의 압력을 동일시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절친을 잃은 슬픔에 새로 이사 온 친구의 진심을 알아보지 못하고 거리를 두기도 한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이고 진심을 향해 다가가면서 엘리는 꽁꽁 묶인 자신의 팔다리를 펼치기 시작한다.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불가사리가 되기까지 엘리가 겪는 여정은 어떤 것일까. 어떤 독자는 엘리와 함께 웃고 함께 화를 내고 함께 울고 함께 수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 어린 시절 겪었던 상처와 마주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한쪽에서 길어야 서너 쪽에 이르는 작은 에피소드를 따라 읽기에 부담 없는 책이다. 그저 Love yoursefl의 메시지가 식상하게 느껴지고 크게 와닿지 않으며 때때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의 외모에 스트레스를 받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부모와 형제가 너무 지나치게 캐릭터화되었다고 느낄 만큼 과장된 면도 느꼈지만 한편 현실과 픽션을 오가는 소설의 매력이라 느끼면 무난하게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품을 읽고 주인공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의 앞장을 보았다. 대개 '~에게 바친다'라는 문구가 있는 헌사 부분에 우리의 엘리의 메시지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작가가 이 세상에 말하고 싶은 속삭임이 '힘내라'는 그 어떤 말보다 우렁차고 그 어떤 위로보다 진실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렇게만 되면 정말 예쁘고 멋있을 텐데"라는 말을 들은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너는 아름다워.
바로 지금.
있는 그대로의 너.
그러니 세상이 너를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여긴다면
불가사리처럼 모든 팔다리를 펴 보렴!
시작에서/from STAR
Starfish저자 Fipps, Lisa출판 Nancy Paulsen Books발매 202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