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혹은 그의 저서 <월든 Walden>을 들어보았는가. 1854년에 출간된 에세이로 영문학사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종종 언급되는 명저이다. 그만큼 수식어도 화려하고 다양하다. 번역서의 표지만 보아도 알 수 있어서 '미국 대학생의 교양 필수 도서', '초월주의와 생태주의의 효시',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 영향을 끼친 사상서', '대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고전', '법정 스님이 사랑한 책(은행나무)' 등 끝이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영문학도로서 꼭 읽어보고 싶었으나 원서로 처음 대했을 때 너무 어려워서 기가 눌린 기억이 있다. 단순히 19세기의 옛 영어 어휘나 복잡한 만연체의 문장 때문만은 아니었다. 시간의 흐름을 바탕으로 하는 서사나 현대 영어는 상대적으로 문맥 파악이 좀 더 용이한 편이다. 하지만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 사색적인 글이나 철학적인 사상의 문장은 글자 이면의 지식과 배경, 통찰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에 이해하기 버거운 까닭이다.
번역본으로 시작했으면 나았을까. 시간을 두고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어야 하는 고전인 데다가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양도 부담스러웠다. 그 재미있는 해리포터 책도 600페이지가 넘어가는 연유로 읽기 만만치 않았다. 나는 너무 큰 욕심을 부려 그만 시작도 못하게 되었고 큰마음으로 구입한 원서는 책장 저편에 고이 모시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학기 영미 산문 필수 에세이로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공부해야 하다 보니 작품 전체를 접할 수는 없다. 그나마 <월든>의 일부인 2장 'Where I Live and What I Livedd For"를 읽게 되었다. 역시 만만치는 않아서 단 몇 페이지 예습만 해도 거의 종일 걸렸다. 무조건 강의를 듣는다고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에 예습과 자료 검색, 문장 분석과 관련 배경지식 쌓기를 하다 보면 이번처럼 한 시간 강의에 이틀 이상 소요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넘어갈 수 없는 내 성격 탓이기도 하다.
오늘은 맛보기로 이 구절로 시작할까 한다. <월든>의 핵심 메시지이자 그의 생각, 소로의 인생관을 대변하는 부분이다.
"I went to the woods because I wished to live deliberately , to front only the essential facts of life, and see if I could not learn what it had to teach, and not, when I came to die, discover that I had not lived.
내가 숲으로 간 이유는 의식적인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삶의 본질적인 면만을 직면하고 삶이 가르치는 것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고 싶었으며 내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혹여 잘못 산 게 아닌지 알고 싶었다.
"Where I Lived, and What I lived For" from Walden 1854(<월든>의 '나는 어디에서 살았고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중에서
소로는 의식이나 목적 없이 기계처럼 살아가며 인생을 허비하는 것을 경계했다. 말로만 외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그러한 삶을 실천하고자 한 것이다. 이십 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매사추세츠 콩코드 지역의 월든 연못으로 갔다. 홀로 오두막을 짓고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하였다. 특히 위 문구에서 'I wished to live deliberately'에서 나온 것처럼 그는 자연 속에서 단순한 삶을 살고자 했고 인간 존재의 본질과 자급자족의 의미를 탐구하였다. 맹목적인 흐름에만 맡기지 않고 의식적으로, 의도를 가지고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었고 최대한 언행일치를 위해 노력하였기에 후대 사람들에게 더욱 설득력 있는 글로 남아있지 않나 싶다.
그가 유명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산업이 한창 발달하던 시기 물질주의, 문명화된 사회의 혼란과 문제 속에서도 소신 있는 삶을 산 모범이 있어서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십 대 초반 교사로 잠시 일했지만 체벌을 반대하였기에 결국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또한 노예제를 반대하였고 변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불만 표시로 잡세 거부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잠시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나와서는 바로 월든 호수로 향해 성찰의 삶을 실천했다고 한다.
의식적인 삶, 인생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한 점도 훌륭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제대로 된 삶, 후회하지 않는 삶을 지향했다는 점도 의미 있게 다가왔다. 사람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기준은 다 다를 것이다. 중요시하는 가치도 다를 것이고 때로는 십 년 전과 지금이 다르기도 할 테니까. 소로의 통찰과 생각이 내게 다 적용하기는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삶이 끝나갈 때에 그대로 잘 살았다고, 최선을 다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하고 싶다는 것. 후회도 하겠지만 최대한 그 숫자를 줄이고 싶다는 소망이다.
출처: https://forestnation.com/blog/transcendentalist-walk-woods-ecology-lesson-plan/
Engaging Thoreau's Walden - Ecology & Tree Appreciation For Grades 7-10
Ecology Lesson Plan. Students will be exposed to Thoreau’s musings in Walden and his philosophy regarding a simple life enjoyed in conjunction with nature.
forestna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