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어 원서

자유영혼이란 이런 것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by 애니마리아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퓰리처상, 노벨상 수상)는 마크 트웨인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All modern American literature comes from one book by Mark Twain called Huckleberry Finn.

All American writing comes from that. There was nothing before. There has been nothing as good since."

미국의 모든 문학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나왔다. 모든 미국의 작품은 거기서 출발한다. 그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이후에 그만큼 좋은 작품은 없다.


— Ernest Hemingway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




물론 한 개인의 말이기에 절대적인 진실 여부는 알 수 없다. 두 사람 모두 19세기에서 20세기를 거쳐간 사람들이고 이후에 나온 훌륭한 작품도 분명 많을 것이다. 헤밍웨이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이기에 미국에서 마크 트웨인 작품의 가치는 확실히 남달라 보인다.



* Title: 『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번역서:허클베리 핀의 모험』)

* Author: MARK TWAIN(마크 트웨인)

* FIRST PRINTED IN: 1884(초판)

PRINTED IN 2020 BY PENGUIN BOOKS(각색 본)



펭귄북스에서 나온 작품은 어린 독자, 혹은 초급 영어 독자를 위해 각색되어 나온 시리즈다. 렉사일 지수는 520L에 자체 레벨 2단계(총 7단계)에 속한다. 연습문제와 활동지를 제외하고 대략 50여 쪽 정도 되지만 원문은 거의 400쪽에 달한다. 번역서는 무려 670쪽이다. (민음사 기준) 개인적으로 다른 책을 몇 권 읽고 있고 있는 중이나 본 작품의 개략적 내용을 알고 싶었다. 언젠가 읽어야지 쌓아 둔 책이 워낙 많은 경우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요약본을 보는 느낌으로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작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은 본명이 아니다. 원래 이름은 사뮤엘 랭혼 클레멘스(SAMUEL LANGHORNE CLEMENS)이며 MARK TWAIN은 본래 그 당시 미시시피강 뱃사람이 쓰던 물의 깊이를 재는 단위였다고 한다. 청년 시절 증기선 조타수였던 경험이 필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본 작품은 1876년에 발표된 <THE ADVENTURES OF TOM SAWYER>와 연결된 이야기이다. <톰 소여의 모험>에서 톰의 친구이자 보조 역할로 나온 반면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는 당당히 허클베리(헉)가 주인공이다.



이야기는 톰과 헉이 보물을 찾아 부자가 되어 각각 6천 달러씩 나누어 가진 내용부터 시작한다. 대처(JUDGE THATCHER) 판사는 헉이 맡긴 돈을 은행에 넣었고 은행은 매일 1달러씩 헉에게 지급하는 상황이었다. 헉은 톰처럼 고아나 다름없어 미스 왓슨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지나친 간섭과 억압으로 답답해하고 있었다. 사실 아버지가 가끔 찾아오긴 했지만 헉을 방치한 채로 돌아다니거나 돈을 헉에게서 뺏어갔으며 심지어 폭력을 휘둘렀다. 결국 자신을 가둔 오두막에서 도망친 헉은 도중에 만난 짐과 함께 미시시피강을 따라 일생일대의 모험에 도전하는데......



이 작품은 자유영혼으로 가득한 헉이라는 소년의 모험과 짐이라는 흑인 노예와의 우정을 그린다. 전작 <톰 소여의 모험>이 순수 어린 독자에 맞추어 보물 찾기와 모험, 개구쟁이의 일상 등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었다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모험을 매개로 보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성장소설이다.



미스 왓슨이 미망인에게 말했지.

"짐을 팔면 800달러는 받을 수 있어"라고 말이야.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도망쳤어.


20쪽 『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by Penguin Books



당시 흑인 노예를 둘러싼 문제는 매우 심각했다. 실제로 남북전쟁 중인 1863년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 선언을 했고 1865년 수정 헌법이 나오며 완전히 폐지되었지만 당시 흑인을 분리하고 차별하는 관행은 여전했다. 작가는 이러한 남부 백인의 의식과 관습, 위선을 꼬집으며 자신만의 철학을 작품 속에 풍자와 유머로 녹여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작품은 재미와 오락성은 물론 사회성까지 반영하여 어린 독자는 물론 어른, 특히 백인의 특권 의식을 비판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더불어 헉의 언행을 통해 특히 학교와 같은 제도권 안에서의 억압과 지나친 도덕의식, 윤리적 굴레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였다. 실제로 마크 트웨인의 아버지는 트웨인이 11살 무렵 돌아가셨는데, 무척 엄격하고 강압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이는 작품 속 헉과 아버지의 관계를 보면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



또 하나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독특하다. 진짜 부모 대신에 자신을 잘 돌봐주지만 억압을 싫어하는 헉은 자꾸만 그 안전망 속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심지어 자신이 여성 어른과 함께 사는 일은 없을 거라고 선언하기까지 한다.



Now Aunt Sally wants me to live with her, but I do not want to live with more women. I want to live my way.

p. 55 from 『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 by Penguin Books




독자의 성향에 따라 이 말을 한 헉이 부러울 수도 있고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배은망덕해 보일 수도 있고 자립적인 인격체로 보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과 감상평이 예상된다. 문득 원작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마침 초판본을 반영한 원작이 있어 동일 부분을 펼쳐보았다.




But I reckon I got to light out for the Territory ahead of the rest, because Aunt Sally she's going to adopt me and sivilize me and I can't stand it. I been there before.

하지만 난 이제 인디언 구역으로 가야겠다. 샐리 이모가 나를 입양해서 문명화시키려 할 텐데 그건 참을 수 없지. 이미 경험은 해 봤거든.


『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 p. 409 Shinasa







문법에 맞추어 깔끔하게 정리된 각색이 아니라 헉의 당시 교육 수준과 언어 스타일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명화시키다'는 civilize가 아닌 sivilize(오타가 아니다)로 현재완료 형태로 써야 하는 I have been은 I been의 표현을 보면 알 수 있다.



내용면에서도 진정 헉이 거부한 대상이 여성 자체가 아니라 작품 속 여성이 상징하는 문명화를 빗대어 풍자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도덕, 종교, 교육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지나지게 형식화하고 모든 이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족쇄처럼 강요하는 관습이 싫었던 것이다. 현실 속에서 마크 트웨인은 오히려 자신의 어머니, 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였으며 미국 여성의 참정권을 지지했다고 한다. 어쩌면 톰이나 헉의 일탈은 자유와 모험을 상징하는 작가의 꿈과 이상을 반영한 페르소나를 구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모험 영화나 '해리 포터'와 같은 멋진 모험, 성장소설의 진지함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단, 이 각색은 줄거리 위주로 쉽게 각색된 만큼 생략된 부분도 많으니 앞뒤의 개연성이나 논리가 조금 부족해 보일 수는 있다. 아동서나 grade book 버전을 읽은 후 최근에 나온 <James>(퍼시벌 에버렛)이라는 재해석 이야기를 함께 읽어도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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