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 KNIGHT OWL 』(번역서: 올빼미 기사)
* Author: CHRISTOPHER DENISE
* PRINTED IN: 2022
* Publisher: Christy Ottaviano Books
크리스토퍼 데니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애슐랜드 출신으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The Great Redwall Feast>(레드 월 축제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와 같은 타 작가의 그림책에서 삽화를 담당하며 동물들을 생생하게 잘 표현하였다. 어린 시절 아일랜드 섀넌에서 고성을 탐험하며 모험을 꿈꾸었는데 원서 『 KNIGHT OWL 』의 소재를 통해서도 작가의 이런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버니는 중간 아이 Bunny in the Middle>, <반딧불이 구렁 Firefly Hollow> 등도 있으며 『 KNIGHT OWL 』은 작가가 처음으로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한 작품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23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했다.
Since the day he hatched, Owl had one wish
To be a knight.
알에서 깨어난 순간부터
올빼미는 기사가 되고 싶었어요.
본문 중에서/ 『 KNIGHT OWL 』
아기 올빼미의 머릿속에 온통 기사가 될 생각뿐이었다. 무서운 괴물과 싸우고 기지를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하며 여러 기사와 우정을 나누는 멋진 꿈을 꾸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성에서 기사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침 기사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올빼미는 기사 학교에 지원하게 된다. 열심히 공부하고 훈련하지만 작디작은 몸은 칼을 들 힘조차 없고 방패에 깔리기 일쑤다. 무엇보다도 아침이 되면 꾸벅꾸벅 졸며 잠이 든다는 것이다. 과연 그가 꿈꾸었던 대로 제대로 기사로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아니, 기사가 되는 훈련을 무사히 마칠 수나 있을까.
이 책은 여러모로 독자의 시선을 끄는 매력 포인트가 숨어있다. 우선 올빼미라는 소재 자체가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올빼미는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은 아니다. 특히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책이나 동물원을 찾지 않는 한 더욱 그렇다. 백과사전이나 다큐멘터리에서 보는 올빼미의 모습은 다소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다. 눈을 깜박이지 않으면서 큰 눈으로 어딘가를 응시하는, 심지어 노려보는 듯한 모습은 야생의 기운, 그 자체이다.
가장 작은 기사의 투구조차 커 보이는 올빼미의 복장과 귀여운 눈빛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어두운 밤과 밝은 보름달을 배경으로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보초를 서고 있는 올빼미의 태도에 잠시 넋을 잃고 쳐다볼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이미지에 뭔가 흥미로운 사건이 발생할 것 같은 표지는 올빼미 기사의 정체성을 잠시 잊게 할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풍긴다.
태어나자마자 기사가 되고 싶었다니. 과장이 좀 느껴지지만 첫 장부터 기사 흉내 내는 아기 올빼미의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미소가 지어진다. 한때 아이였던 어른들도 뭔가에 빠져 흉내를 낸 추억이 떠올린다면 더욱 이해가 갈 것이다. 엄마의 화장품을 바르고 엄마 구두를 신으며 멋진 여성을 흉내 내기나 보자기를 찾아 어깨에 둘러매고는 슈퍼맨이라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듯 뛰어다닌 것 같은 경험이 있다면.
삽화가로 일을 시작한 작가라서 그런지 글 못지않게 그림 곳곳에 녹인 재미있는 상황과 묘사가 더욱 친근함 느낌을 자아낸다. 올빼미의 습성을 반영하면서도 인간적인 욕구와 감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작가의 재치에 감탄하게 된다. 인간 기사들이 깨어나는 아침에 잠이 들어야 하는 올빼미. 본성이 그러하니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기사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곧 장점이 되기도 한다. 밤에 성을 지키는 일이 힘든 다른 기사들을 대신하여 최상의 의식 상태로 성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가 되기 위해 올빼미는 꿈만 꾸지 않았다. 그가 상상한 진짜 기사의 조건은 곧 기사가 되고 싶은 이유와 상통한다. 용감함, 영리함, 그리고 우정이다. 무모한 행동은 기사답지 않다고 느꼈을까. 영리함으로 재치와 지혜를 발휘하는 덕목을 중시하면서도 동료들, 친구들과의 어울림에도 적극적이었던 올빼미의 태도가 보기 좋았다. 이러한 성실성과 따뜻한 마음이 훗날 그가 직면한 위험한 순간, 무시무시한 존재를 대할 때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인간은 종종 무언가를 소망하고 꿈을 꾼다. 이 작품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영리함과 용기, 우정은 모두 가치 있고 배울 만한 덕목들이다.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던 요소 한 가지를 꼽으라면 '용기'라고 말하고 싶다. 작고 힘없는 존재, 인간과 밤낮이 뒤바뀐 습성의 동물이 기사가 되기 위해 올빼미는 용기를 내었다. 무서운 존재가 자신을 위협할 때도 당당히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며 손을 내밀 수 있었던 것도 용기였다. 용기를 내어 상대를 볼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으며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적을 친구로 만들 수 있었던 올빼미는 타고난 지능을 지녔거나 마법을 부린 게 아니다. 때로는 거절을 당할 때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실패했을 것이다. 그래도 다시 시도하며 유머를 잃지 않는 태도, 그 자체가 용기였다.
살면서 용기를 내는 게 쉽지 않을 때가 많다. 할 수 있지만 타인과의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피하기도 한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필자는 때로는 누가 용기를 좀 주었으면 할 때도 있다. 용기를 내고 싶지만 선뜻 말과 행동이 나오지 않을 때 용기가 나는 샘물을 마시고 싶기도 하다. 문득 얼마 전 용기에 대한 김종원 작가님의 글이 떠오른다. 이 글을 되새기며 용기를 내 본다.
"힘이 센 사람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야.
힘이 센 사람 앞에서 괜히 주눅 들 필요는 없어.
용기는 누가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내는 거야.
된다고 생각하면 다 되더라.
김종원 작가의 <어린이를 위한 철학자의 말> 중에서"
이 작품은 섬세한 감성을 지닌 어느 글벗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그 당시 읽었던 <Owl Moon >(부엉이와 보름달, 제인 욜런)이나 <Stelleluna>(자넬 케넌)을 함께 읽으며 닮은 듯 다른 감성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신체의 한계를 극복한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도 마찬가지다. 동물을 좋아하고 아이와 함께, 혹은 홀로 신비한 여행을 즐기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글벗님의 진심과 통찰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