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 Title: 『 The Life of Our Lord 』(번역서: 선 오브 갓/예수의 생애)
* Author: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 Written in 1846~1849
* Printed first in 1934(사후 약 64년 후)
* Printed in 1999(this edition)
* Publisher: Simon & Schuster
찰스 디킨스는 영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세기에 활동한 작가로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으며 영국에서 인기를 누렸으며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대표작으로 <올리버 트위스트>(1837~1839), <크리스마스 캐럴>(1843), <데이비드 코퍼필드>(1849~1850), <두 도시 이야기>(1859), <위대한 유산>(1860~1861) 등이 있다.
위의 간단한 서지 정보에도 언급했지만 이 책은 본래 출판을 위해 쓴 것이 아니었다. 찰스 디킨스는 장남 찰리를 비롯하여 마이미, 케이티, 월터, 프랜시스, 알프레드, 시드니, 헨리 등 무려 10명의 자녀를 두었다. 개인적 신앙심이 깊었던 디킨스는 자녀들에게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알려주고자 쓴 초안 원고로 이야기를 남겼다. 찰스 디킨스 사후 가족과 법적 관리자의 노력으로 책의 형태로 출판하였다. 이후 여러 판본이 나왔는데 내가 읽은 본 작품은 1999년에 발행되었고 그의 후손 제럴드 찰스 디킨스의 소개가 실려 있다.
신앙심을 심어주고 예수님의 고귀한 삶을 알려주고자 쓰인 원고를 보고 제럴드에게 이 책은 단순히 복음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찰스 디킨스 할아버지와 가족의 깊은 관계를 보여주는 유산이자 매개체였다. 디킨스가 시작한 첫 문장은 이러하다.
My Dear Children,
I am very anxious that you should know something about the History of Jesus Christ. For everybody ought to know about Him. No one ever lived who was so good, so kind, so gentle, and so sorry for all people who did wrong, or were in any way ill or miserable, as He was.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아,
나는 정말이지 너희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면 좋겠구나. 사실 모든 사람이 알았으면 해. 세상에 어느 누구도 그분처럼 선하고 친절하며 온화하고 모든 죄인, 병자 혹은 불행한 사람들을 가엽게 여긴 사람이 없었거든.
p. 17/The Life of our Lord(우리 주님의 생애) 중에서
작품은 복음을 바탕으로 중요한 일대기를 중심으로 탄생 이야기, 예수님의 기적, 수많은 가르침과 그를 배신한 유다 이야기, 죽음과 부활까지 온갖 에피소드가 주요 장면이 거의 시간순으로 서술된다. 열 살 내외의 아이들을 위해 쓴 원고였기에 중간중간에 디킨스의 의견과 설명이 삽입되어 자상한 아버지의 면모와 교훈, 감동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가령 세 번째 장에서 디킨스는 말한다.
"절대 잊지 말기를 바란다. 너희가 어른이 되었을 때 말이야. 아이들아, 가난한 남자, 여자, 아이 구분 없이 그들에게 오만하고 불친절하게 대해서는 안된단다. 혹여라도 그들이 나쁜 행동을 한다면 생각해 보렴. 만약 그들이 더 좋은 친구를 만나고 풍족한 집에서 더 나은 교육을 받았다면 더욱 착하게 살 수 있었겠지."(34쪽)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희망을 느낄 수 있는 필체는 복음서와는 또 다른 울림이 있다. 물론 여기에도 그리스도의 기적은 나오지만 읽다 보면 신성과 인성(人性)을 지닌 예수의 길을 따라가며 기적은 만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자녀를 향한 아버지의 마음, 부모의 마음을 담은 작은 책자를 읽어보면 좋겠다. 널리 알려진 복음 구절이 디킨스의 감성이 담겨 삽입되어 있으니 원서 읽기를 도전하는 독자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번역본을 읽어도 상관없다. 명상의 한 과정이 될 수도 있고 옛 성현의 지혜를 탐구하는 책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어떤 호기심이나 목적을 두고 이 책을 읽어도 좋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나온 <킹 오브 킹스>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면 보면서 또 다른 기적을 체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