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JECT HAIL MARY 』
* Title: 『 PROJECT HAIL MARY 』(번역서: 프로젝트 헤일메리)
* Author: ANDY WEIR(앤디 위어)
* Written in 2021
* Publisher: Ballantine Books(발란타인 북스, 랜덤 하우스 브랜드)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코마 상태에서 느닷없이 깨어났지만 기억을 점점 찾으면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주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과학자 라일랜드 그레이스( Ryland Grance)의 이야기를 담은 SF 소설이다.
작가 앤디 위어는 이미 영화로 나온 <마션 THE MARTIAN>(2011)을 데뷔작으로 <아르테미스 ARTEMIS>(2017)로도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소설가이다. 입자물리학자인 아버지와 전기기술자였던 어머니는 물론 아서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등의 SF 대가의 영향을 받았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으며 실제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데뷔작 <마션>은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74주 연속으로 올랐으며 '굿 리즈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6월 <PROJECT HAIL MARY>을 원작으로 하는 소설이 드디어 영화화되어 내년 3월에 개봉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었다. <라라랜드>의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프로젝트 헤일 메리>의 주연으로 나오는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다.
나체인 상태의 몸에 온갖 튜브가 연결되어 있다. 이내 어디선가 기계음이 들린다. 이름을 대라고 하지만 남자는 자신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이 공포를 이겨낼 수 있을까. 겨우 깨어난 남자는 옆에 자신과 같은 동료가 두 사람 더 있음을 알게 된다. 반가움도 잠시, 그들은 이미 사망해 시체가 되어 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돌아오는 기억. 그는 분명 중학교 과학 선생님인데 우주 비행사로 와 있는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이름과 함께 중요한 몇 가지를 하나, 둘씩 기억해 낸다. 라일랜드 그레이스. 아스트로파지(Astrophage). 식어가는 태양. 죽어가는 지구. 스트랫(Strat)이라는 상사. 가만, 아스트로파지? 도대체 이건 무엇인가. 아스트로파지를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일랜드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Earth is in trouble. The sun is infected with Astrophage. I'm in a spaceship in another solar system.
지구가 위험하다. 태양은 '아스트로파지'에 감염되었다. 나는 우주선을 탄 채 다른 태양계에 있다 '
p.71/PROJECT HAIL MARY
오로지 혼자인 상태에서 라일랜드는 어쩔 줄을 모른다. 그때 또 다른 지성 외계인, 로키를 만나게 되고 둘은 각자의 행성에 닥친 공통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대를 시작한다.
이 소설에서는 전 지구의 위기, 태양계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부터 외계인에 대한 이미지, 그들의 생태, 환경, 언어, 감정과 같은 설정을 파노라마처럼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읽다 보면 이야기 속 이론과 전개가 언뜻 말이 안 된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럴 수도 있겠는데, 가능하겠는데!' 상당히 일리가 있는데'라는 시선으로 바뀌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시간뿐만 아니라 과학적 개념 및 지식의 한계를 절감하고 이해하느라 힘이 들 수도 있다. 광년(light year)의 개념부터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 시간 지연(time dilation), 양자론(quantum theory)과 같은 천문학, 물리학 개념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인공은 독백과 지구인과의 대화를 통해 상당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관련 정보나 책을 조사하면 된다. 신기하게도 알면 알수록 소설의 플롯은 더욱 흥미로워지며 새로 알게 되는 사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응용되는 방식에 감탄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현재의 과학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과정도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다. 로키의 태양계, 타우세티(Tau Ceti)는 실제로 존재하는 항성계로 지구에서 12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검증된 과학 개념과 작가의 상상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멋진 SF의 소설이 완성되었다.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SF 소설이라 종교를 배제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서구의 전통과 기독교적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중간에 'The Goldilocks Zone(골디락스) 지대'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곰 세 마리 가족에 얽힌 골디락스 소녀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경제용어이기도 하다. 물가 상승 부담 없이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경제 상황을 뜻하기도 한다. 또한 동화의 개념을 빌려서인지 일반적으로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를 지칭하기도 하다. 천문학에 응용하면 '물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구역,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또한 제목에서 나온 표현도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Hail Mary 자체는 로마 가톨릭교의 '성모송'을 말한다. Mary는 마리아에 대한 영어 명칭이니까. 더 나아가 throw a Hail Mary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미식축구에서 나왔다고 한다. Hail Mary pass는 미식축구에서 경기가 다 끝나가는 시점에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성공 가능성이 낮은 긴 패스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발전하여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계획이나 시도에 쓰이게 되었다. 작품의 Project Hail Mary는 두 번째의 뜻으로 설정된 프로젝트로 딱 맞는 옷을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을 향해 떠나 지구를 구할 방법을 알아낸 후, 자신은 그곳에서 생을 마감해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니까.
문제가 끊임없이 솟아나는 곳, 마치 블랙홀과 같은 상황에 빠진 주인공이 살아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개인적으로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소설만큼은 제외라고 해야겠다. 복잡한 문제와 비극적 상황에서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캐릭터들의 태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독자에 따라서 소설의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보일 수도 있고 비극적 결말로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만일 그 상황이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지만 라일랜드의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죽음 앞에서 마음껏 두려워하고 마음껏 욕하다가도 친구와 우정을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는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의 미래가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독자로서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은 작가가 내놓은 상상의 출력물이 긍정과 해학이라는 삶의 태도를 잃지 않아서이다.
작가의 필체에 감탄할 때 '언어의 마술사'라는 표현을 듣곤 한다. 원문에서 느낄 수 있는 반어적이고 역설적인 표현이 두꺼운 책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되기도 했다. 마치 소설 속 아스트로파지의 에너지처럼.
'It's a little paradoxical, but I wish Rocky were here to help me save Rocky.
다소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내가 로키를 구할 수 있도록 지금 내 곁에 로키가 있다면 좋겠다.'
p. 457
반전의 반전이 충격적이지 않고 애잔한 감동과 신비함이 가득한 책이다. SF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참신한 매력의 소설로 이 더운 여름의 숨 막힘을 잘 통과하고픈 독자에게 이 작품을 추천한다. 내년에는 영화도 나온다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물론 영화가 소설의 모든 것을 다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테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영화 못지않은 서스펜스와 재미라는 승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잊고 있던 나도 주인공 라일랜드와 외계인 로키의 매력에 흠뻑 빠졌으니까 말이다.
얼마 전 PROJECT HAIL MARY 원작 소설이 영화화되어 내년 3월에 개봉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었다. <라라랜드>의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프로젝트 헤일 메리>의 주연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