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인간>은 유현준 건축가이기도 한 작가님의 신간이다. 평소 그분의 독특한 시각과 의견을 좋아하기에 더욱 반가웠던 책, 조찬 북클럽의 두 번째 작품을 시작했다. 건물을 단순히 인간이 거주하고 이용하는 공간의 개념에서 벗어나 역사와 인류의 진화를 살펴보는 그의 통찰이 놀랍다. 흔적만 남아있는 과거의 화석 같은 유물에서도 생명을 찾아내고 인간의 욕망을 조망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고 희망과 예술의 혼을 찾아낸다.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가 아니다. 나는 학창 시절 역사 과목을 싫어했다.(중략)
인간의 역사를 온통 전쟁과 갈등으로만 설명했기 때문이다. (중략)
인간은 미움과 다툼이 전부라고 믿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갈등 중심으로 보면 세계사는 온통 전쟁사다. 나는 공간이라는 프리즘으로 세상을 읽는다.'
7쪽/<공간 인간> 중에서
전쟁은 인류사에서 늘 있었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났다. 그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역사는 그 이상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는 말로 들렸다. 무엇보다 '공간'이라는 프리즘으로 세상을 비춰보고 진화를 읽어낼 생각을 하셨다는 게 새롭게 느껴졌다. 그분의 기준을 밝힌 이 부분 너머로 언급하신 '호모 스파티움 Homo spatium'이라는 용어도 처음 알았다. 공간이라는 뜻의 라틴어인 '스파티움'. 호모 스파티움 은 '공간 인간'으로 번역되어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고 한다.(9쪽) 역시 건축가다운 발상이다.
나는 무엇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 어떻게 세상을 판단하는가. 역사니, 공간이니 하는 거창한 말은 하지 못하겠다. 건축가는 건축으로 법률가는 법으로 세상을 보겠지만 전문직의 정체성이 없기에 똑 부러진 기준은 없지만 내게 주어진 지혜와 선으로, 인간을 향한 믿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한다. 건축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는 작가님의 시선을 따라가며 성장하는 독서 여정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