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을 넘은 일탈 1(쥬라기 월드)

by 애니마리아


이제는 나이가 들어 이런 블록버스터는 버거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인이지만 모든 한국인이 다 태권도를 잘하는 게 아니듯 케이팝 K Pop이나 아이돌을 즐길 수 없는 사람도 있는 것 아니냐고 푸념을 늘어놓곤 했었다. 때로는 스스로 내린 편견과 고집을 넘어 시도한 일탈이 나를 깨우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주기도 한다. 우물 안에서 벗어나 세상을 여행할 때처럼 숨이 트인다. 갈증에 시원한 음료수를 마신 듯 기분전환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 본 <쥬라기 월드:새로운 시작>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 K POP DEMON HUNTERS>가 그런 멋진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오늘은 그 가운데 첫 번째 영화를 기억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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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감독가렛 에드워즈출연스칼릿 조핸슨, 마허샬라 알리, 조나단 베일리, 루퍼트 프렌드,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개봉2025.07.02.

출처: 네이버 블로그


* 스포 주의


이번 <쥬라기 월드:새로운 시작 『 Jurassic World: Rebirth 』>는 2022년에 나온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이후 3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다. 공룡 영화의 광팬은 아니지만 사춘기 시절 <쥬라기 공원>을 읽은 이후 관련 음악이나 영화 등을 보곤 했다. 나이가 들면서 환경적으로 시간적으로 힘들어지면서 관심도 줄긴 했지만.



화제가 되는 영화가 나와도 대개는 집에서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기도 한다. 조용히 사색하며 책을 읽듯 보아도 되는 영화가 있는 반면 정 반대의 경우의 영화가 있다고 여겨서다. SF나 액션이 들어간 영화처럼(가령<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에일리언>, 혹은 <탑건 시리즈>) 가끔은 영화관에서 보아야 좀 더 그 매체의 장점과 더불어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장르가 있다.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경우 실험실 렙터였던 '블루'와 주인공 크리스 프랫 배우의 우정이 인상적이었던 전 시리즈 3편에 이어 매력적인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나온다고 하여 더욱 관심이 갔다.



초반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할리우드 영화의 속성을 어느 정도 아는 상태인 데다가 공룡 이야기의 플롯은 결국 권선징악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험악하고 자극적으로 생긴 공룡이 나올 테고 주인공은 살아남을 것이며 탐욕의 상징인 캐릭터는 누구건 간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 같았고 영화의 큰 흐름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막상 보고 나니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결말 여부와 상관없이 공포영화에서 느낄 법한 서스펜스와 긴장, 경악을 자아내는 장면이 의외로 흥미로웠다. 남편 안드레아의 반응을 보아서도 그 점은 입증되었다. 한국 영화를 더 선호하는 안드레아는 아무리 액션이 들어가도 외국영화만 보면 한참 잠을 자곤 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볼 때는 초반에 공룡 DNA 채취 멤버 모집 장면에서 잠시 졸았던 순간을 제외하고는 꽤 집중한 모양이다. 미리 확인한 영화 평점은 꽤 낮았으나 우리가 내린 평점은 '그리 나쁘지 않다'였다. 대중의 평점이 C의 느낌이라면 내가 느낀 수준은 B+ 정도. 영화 나름의 감동이 있었고 예상을 뒤엎는 작은 반전도 존재했다.



조미료 역할을 하는 귀여운 캐릭터이자 아기 공룡의 등장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화려해도 어벤저스 시리즈처럼 뭘 봤는지 세세히 기억이 안 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후속편의 내용이 상상이 되고 기대되는 작품이 있다. 빨리 후속 편을 보고 싶은 마음까지는 아니지만 만약 나온다면 어떤 내용을 다룰지 추측하는 재미도 있다. 아기공룡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어린이와 우정을 쌓아간다. 마치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새끼처럼 보이는 외모와 호기심 많은 행동으로 보건대 후속 편이 나온다면 전 시리즈의 '블루'처럼 청소년, 혹은 어른이 된 공룡으로 활약할 것 같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블랙 위도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스칼렛의 연기와 성숙한 이미지, 인간의 탐욕을 끊임없이 고발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본성, 아무리 가상 기술이지만 사랑과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고대 생물의 재현 장면은 이 영화를 빛나게 해주는 장치이다. SF 영화를 좋아하거나 피서의 기분을 잠시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영화관에서 볼 수 없다면 소리라도 충분히 느끼며 영화를 즐기면 좋겠다. 어쨌든 영화는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예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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