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선수로서 10년을 마무리하는 경기가 지난 일요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거행되었다. 영국의 또 다른 명문 팀, 뉴캐슬과 프리시즌 친선전은 이벤트처럼 시작하여 손흥민의 눈물과 멋진 피날레로 마무리된 듯하다. 영국에서 활약했던 외국 선수이자 대한민국의 축구 선수로서 인생의 전성기를 보낸 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그를 알게 되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특별함이 있었다.
뉴캐슬과의 경기 전 그는 기자회견에서 토트넘과의 결별을 공식적으로 알리며 말했다.
"10년 전 토트넘으로 와 영어도 잘하지 못하는 소년이 좋은 선수이자 어른으로 성장해 팀을 떠납니다"(동아일보 국제면/2025년 8월 4일)
사람들은 그를 어떤 선수로 기억하고 있을까. 우선 수치로 드러나는 기록이 있을 것이다.
총 출전: 454경기
총 득점: 173골(토트넘 역대 득점 5위)
총 도움:101 도움(토트넘 역대 최다 1위)
프리미어리그 골든부트 수상(21-22 시즌 23골)
토트넘 17년 만의 주요 클럽 대회 우승(24-25 UEFA 유로파리그 우승 주역)
10년간 경기력 유지, 아시아 출신 팀 주장, 상징적 인물, 기여
주요 사항만 열거해도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가장 화려하게 보이는 수치이기도 하다. 과연 기록만으로 손흥민이라는 선수를 정의할 수 있을까.
월드컵 때마다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뉴스에도 종종 나오니 손흥민이라는 선수를 자연히 알게 되었다. 한동안 내게는 그저 성실한 선수일 뿐이었다. 그랬던 내게 프리미어리그를 챙겨보고 관련 기사나 경기 동영상, 외신 반응과 같은 자료를 찾아보며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첫째가 한참 사춘기 시절이던 때부터이다. 아이와 대화를 하고 싶고 공통 화제로 한 마디라도 더 하고 싶어서 <베스트일레븐 Best Eleven>이라는 잡지를 사주었다. 아이는 서서히 엄마의 관심에 그냥 '노력하는구나' 같은 표정이었으나 우리는 함께 프리미어리그에 빠진 모자가 되었다. 아이의 최대 팀은 맨시티(Manchester City Football Club)이지만 토트넘의 손흥민 또한 응원하는 팬이기도 했으니까. 그러니 내게 손흥민은 프로 중에 프로선수이자 나와 아들을 연결해 준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분은 이런 우리의 사연을 전혀 모르겠지만.
손흥민은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에 교체되어 필드를 떠나면서 동료들뿐만 아니라 상대팀, 뉴캐슬 선수들의 환대와 인사를 받기 시작했다. 일명 '가드 오브 아너 guard of honor'로 선수들이 네 팀, 네 팀 할 것 없이 두 줄로 아치 모양을 만들어 박수를 쳐 주는 예우의 세리머니였다. 원래 중세 유럽에서 시작하여 왕족, 국가 원수 또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예우하는 의전 예식이라고 한다. 그가 단순히 기술 좋은 재주꾼 같은 선수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자신의 팀은 물론 상대팀의 선수들, 감독, 평론가, 팬들 등 그의 헌신과 인간성, 희생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으려는 그들만의 찬사요, 고마움이 표시였을 테니.
골을 넣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상관없다. 손흥민은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뛰며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교체되기 전 마지막으로 친구이자 오랜 동료인 벤 데이비스에게 주장 완장을 인계하고 나오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세상에 실력 있는 선수는 많다. 실력은 무난하지만 인간성이 좋은 선수도 꽤 있을 것이다. 물론 손흥민이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뛰어난 사람은 아닐지 모른다. 그도 크고 작은 스캔들이 없지는 않았고 특히 선수로서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로서만 보았을 때 그는 누구보다도 인간적이고 여리며, 때로는 강해야 했던 훌륭한 선수이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그 사람의 인간 됨이다. 진심이며 이타심이며 끈기이다. 늘 전성기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의 책임감과 축구에 대한 열정, 성실함은 많은 세상에 영감을 주리라 생각한다.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이 그를 묘사했다.
'손흥민이 스퍼스(토트넘)에 남긴 것은 기록, 충성심, 그리고 유럽의 영광이었다'
(Son's Spurs legacy: Records, loyalty and Europeanglory/Premierleague.com)
"손흥민 '안녕 토트넘'뉴스 내용(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2015년 8월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2021-2022 시즌 리그 득점왕에 오르고 2024-2025 시즌엔 유럽축구연맹(...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