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책:AI 패권 전쟁)

읽다가

by 애니마리아



한국인들은 너무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산다고 한다. 타국의 시선이 그러하고 우리도 상당수는 이를 인지하고 있다. 못 먹고 못 입고 홀대받는 시대에서 살아남는 단계는 지났다. 지나친 경쟁의 폐해로 삭막한 인간관계, 우울, 비관과 같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우리는 남들을 앞서 나가는 삶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행히 양보다는 질을 따지며 지나친 경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경쟁을 거부할 수 있는가. 등한시할 수 있는가. 경쟁이 만연하다는 게 대한민국만의 문제인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2, 3>가 <오징어 게임 1>과 다른 점 가운데 '경쟁' 구도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게임은 O와 X에 대한 의견 표현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단 한 표라도 O 팀이 앞서면 좋든 싫든 무조건 게임에 참여해야 한다. 그것이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게임일지라도.



허구가 가미된 드라마일 뿐일까. 현실로 돌아와 보자. 2025년 올해 1월 설 연휴 전후로 중국의 벤처기업이 내놓은 '딥시크'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처음에는 나도 '중국이 미국과 부딪힌 게 그리 새로운 일인가'라며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시한 작가의 <AI 패권전쟁>을 읽기 시작하면서 AI 시대에 살고 있는 인간이 겪고 있는 딜레마가 생각보다 큰 것임을 절감하고 있다. 겨우 초반 몇 페이지를 읽었을 뿐인데 별생각 없이 지나쳤던 나의 무지와 안일한 생각에 망치를 맞은 듯한 느낌이다.



물론 AI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때부터 이게 관심을 두고 공부하며 흐름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 전문가도 많을 것이다. 나는 관심사를 제외하고는 세상의 흐름을 쫓아가는 것이 워낙 느리기에 동의나 실천 여부를 떠나서 한번 짚어 보며 정리하고 싶었다. 챗봇, GPT, AI, 딥시크, 오픈 AI 등 귀와 눈을 스쳐가는 용어들은 점점 늘어가는데 이에 대한 구분은커녕 뜻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11쪽~45쪽


AI라고 다 같은 AI가 아니었다. 초기 형태의 챗봇 기술은 이미 1960년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생성형 AI인 챗 GPT가 대중들에게 공개된 날은 정확히 2022년 11월 30일이다.



1. GPT의 현주소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te Model)과 챗봇이 다르다고 한다. 전자 LLM은 사람의 두뇌에 해당하고 챗봇은 입과 눈이기에 데이터를 전달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실험, 연구 수준이었던 GPT1(2018년), 상호 대화가 가능하기 시작한 챗 GPT3.5가 2022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챗 GPT4.o(omni)이었다. 8월 중에 챗 GPT5가 나와 텍스트, 이미지, 음성이 개선되고 특히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는 오류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들었다. 그리고 8월 7일 챗GPT 5.0 버전이 드디어 공개가 되었다.



2. AI는 그냥 AI가 아니다.


처음 알게 된 개념이다. AI는 크게 ANI와 AGI로 나뉜다고 한다. 지금까지 쓰고 있는 인공지능은 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즉 약인공지능/좁은 인공지능이다. 언어, 바둑, 얼굴인식 등 한, 두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인 것이다. 하지만 조만간 무서운 속도로 AI의 혁명이 일어나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즉 강인공지능/범용인공지능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 있다. 소위 'AI 특이점'으로 자율적 학습, 문제 해결, 다양한 입력, 추론, 감정이입, 창의적 문제 해결 등이 가능한 시기를 말한다. AGI 출현 여부를 두고 일론 머스크도 비슷한 시기를 제시하며 비유한 말이 있다.


'AGI는 가장 똑똑한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33쪽)


그가 예상하는 시기는 2025년에서 2026년이다.



3. 딥시크의 의미


단순히 중국의 스타트업이 미국이 건넨 낡은 모델로 2년이란 짧은 시간에 만든 기삿거리가 아니었다. 작가는 DEEP SEEK의 등장이 '스푸트니크 모멘트'라는 또 다른 용어로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GPT, AGI도 어려운데 스푸트니크는 또 뭔가?'


우리 부모님 세대가 요즘 기술을 다 이해하지 못하듯 나 또한 점점 인식과 이해가 뒤처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 스푸트니크 1957년 최초의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린 구소련. 그때까지 우주 산업에서 앞서 있다고 자신했던 미국은 자존심이 상했고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1969년 달에 사람을 보냈다. 이후 사람을 보낸 나라는 없다고 한다. 즉 스푸트니크 모멘트란 기술 우위에 빠진 국가가 후발 주자의 앞선 기술에 충격받는 상황이라는 것이다.(43쪽) 딥시크는 바로 미국에, 세상에 또 다른 스푸트니크 모멘트로 작용했다. 사용료는 30분의 1이라는 가성비 우위와 오픈 소스 모델이라는 장점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바로 미국만 AI가 독식할 수 있는 초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동안 다른 나라는 왜 하지 못했을까. 미국의 데이터 센터 하나 만드는 데에 우리나라의 한 해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딥시크는 그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유사한 기술을 구현해 냈다.



다시 경쟁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때로는 경쟁을 피하고 싶어도 경쟁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문과 출신이기도 하고 이런 경제와 공대 마인드 및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냥 넋을 놓고 편리함에 빠져 GPT를 이용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 걱정해도 문제지만 너무 남의 집 일이라고 방관하기에는 꺼림칙하다. 이 책이 나온 게 올해 3월이니 그새 또 얼마나 바뀌었을지 모르겠다. 내가 세상을 바꿀 능력은 없지만 최소한 흐름은 어느 정도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어야겠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서 타인과 다르다'라고 했다. 그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경쟁을 하지 않는 선택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은 다수에 속해도 내일 내가 소외계층에 속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그게 문제다. 크게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하루가 다르게 점점 기술이 발전하는 세상에서 나도, 우리나라도 변화의 회오리바람에 속절없이 휘둘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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