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서울대 '조찬 북클럽' 프로그램의 주제는 고명환 작가님의 『 The Law of Life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였다. 참가자 대부분은 각 분야의 CEO이시지만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도 많은 지혜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
우선 강연의 주요 소재가 된 작가님의 책을 요약하는 시간이 아니어서 좋았다. 아침 식사 후 7시 30분부터 강연이 예정되어 있었고 작가님은 정확히 이 시간을 지키셨다. 들어오시자마자 '안녕하세요'나 식상한 자기소개가 아닌 우렁찬 외침으로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하셨다.
'다 같이 큰소리로 외쳐볼까요! 와아아아!'
작가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종종 듣는 아침 확언 인사와 닮은 씩씩한 인트로였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말없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조차 덩달아 따라 하며 즐거운 어법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 만큼 밝고 활기찬 목소리가 좋았다. 작가님이라고 일 년 365일 늘 기분이 좋고 행복하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방송이나 영상이 아니라 직접 얼굴을 대면하며 소통할 수 있다는 건 이래서 좋은가 보다. 아무리 현실 같은 AI라 하더라도 서로 교감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테니.
수업 전에 미리 나누어 주신 메모지는 간략하고 깔끔했다. 이는 강연 내내 작가님이 강조하신 논리와도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나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라>
미래를 예측하는 뇌를 가져라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이겨 놓고 싸워라
기본의 중요성을 비로소 체험하라
핵개인의 시대를 살면서 삼각형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특징이 있고 그들의 통찰력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셨다. 일론 머스크, 젠슨 황,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 그리고 고명환 님 자신. 문제가 있는 지배 계층은 백성이 우매할수록 다스리기 편하고 쉽기에 아랫사람에게 지나친 겸손을 강요하고 지식이나 지혜를 독점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책을 읽고 세상에 눈을 떠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 외에도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책을 읽는 행위가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돕는지 책과 지금의 사례를 들어 하나하나 정성 들여 전달하셨다. 지식이 아닌 지혜로 진정 우리의 삶에 적용하면 좋을 것들,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강조하시는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벅차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개그맨 출신이시다 보니 농담처럼 던지는 애드리브에 웃을 수 있었다. 꼭 기억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적은 내용이 있다.
-간결하게,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질문조차 간결하게. 서술어를 끝까지 들어야 하는 한국어의 특징도 있지만 우리는 한 가지 질문에도 너무 많은 생각을 집어넣는다. 핵심만 짚어서 간결하게 질문하고 생각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가 곧 안정적인 상태다. 나이가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학력이 높아도 우리는 안정과 편안함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두렵고 귀찮고 힘들어서다. 하지만 우주는 변화함으로써 살아남고 팽창한다. 지구가 0.001%라도 자전축이 벗어나거나 공전을 멈추면 어떻게 되겠는가. 모든 게 멸망이다. 변화는 도전이고 생산이며 곧 생명의 지속이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 많이 들어본 말일 것이다. 오스트리아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Ludwig Wittgenstein의 저서『논리-철학 논고』(1921)에서 한 말이다.
-틀을 깨고 나와라: 기존의 가르침, 기성 세계의 기준, 과거의 교육. 배움은 가치가 있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질문을 던져 보았는가. 질문을 잘하려면 생각해야 하고 생각은 AI가 대신해 줄 수 없다. 성공담이나 처세술은 AI를 통해 알 수 있어도 Story, 그것도 인간의 실패와 역경의 스토리는 따라오지 못한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이는 새로운 철학이나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노력하고 즐기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가. 돈키호테처럼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나아가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가.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것이다. 이 말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면서도 가장 마음에 와닿는 말이었다. 자신에게 관대해진다. 이게 무슨 말인가. 용서하란 말인가. 자신을 사랑하란 말인가. 작가님의 사례를 듣고서야 자신에게 가장 위대한 관대함을 배웠다. 타인에게 베푸는 친절, 선, 진심 어린 축하와 같은 이타적인 언행은 결국 그 행위를 하는 나를 칭찬하게 만든다. 결국 내 만족감을 위한 이기심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각박한 현실에서 스스로 상생을 이루며 행복해질 수 있는 진리이기도 하다.
-감사하라, 매일 감사하라. 감사는 그날 구름이나 고양이를 보고도 할 수 있다. 감사가 어렵다면 작은 것 하나라도 관심을 갖고 감탄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좋은 곳, 좋은 사람, 좋은 만남 자체를 감사하며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 이 모든 게 가능하게 되는 방법은 바로 독서와 운동이라고 강조하셨다.
정말 친절하시고 다정한 작가님이시다. 영광스럽게도 내 책『허브 정원의 비밀』을 받아주셨고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스스럼없이 셀카도 찍어주셨다. 책에 나온 이름을 보고 친필 사인에 밝은 표정까지. 바쁘신 분으로 둘째가라면 서운하실 분께 이런 배려를 받아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내 뒤로 대기 줄이 엄청 길었음에도 그분의 여유와 배려는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새벽부터 강연이 세 타임이 있고, 본업인 식당도 운영하시며 글도 쓰시고 책도 읽으시는 그 에너지는 강력하다. 이번 달만 45번의 강연이 잡혀있다고 한다. 식당 수입만 연 매출 10억 이상인 사장님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독서로, 책으로, 당신의 통찰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시며 사시는 모습이 더욱 대단하다.
옆에 앉으신 지인에게도 감사의 말과 함께 책을 전달했다. 예쁜 책, 기분 좋은 만남이라며 행복한 추억을 하나 더 쌓았다.
고명환 작가님께서 셀카를 먼저 찍어주셔서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그분의 자신감 있고도 겸손한 미소는 손흥민 선수의 그것과도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걸었다. 날씨가 좋기도 했고 좋은 책과 좋은 강연으로 배불리 먹었으니 간단한 걷기 운동으로 그날을 음미하며 소화시키고 싶었다. 그날만큼은 버스를 타지 않고, 지인의 승용차를 정중히 거절한 후 걸었다. 공원을, 거리를, 가을의 자연을.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에도 나오지만 작가님께서 제시하신 독서 이유 가운데 이런 게 있다.
타인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
앞서서 '자신에게 관대하기'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라 여겼다. 처음에는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이 훌륭한 건 알겠는데 독서와 연결점이 그리 단단해 보이지 않았다. 고명환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 둘은 결국 하나고 왜, 어떻게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야기의 요점은 이렇다.
코로나와 같은 시기 만약 사업이 망해서 식당 아주머니에게 마지막 월급을 준다고 칩시다. 원래 120만 원을 주어야 하는데, 다 망해가는 마당에 이 금액도 주기 버겁다는 생각이 들겠죠. 내 코가 석자니까요. 그래서 100만 원만 준다고 말합니다. 사정을 아는 직원은 아무 말도 없이 받아들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경우 빚을 내서라도 120만 원을 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아니, 10만 원 더 얹어서 주라고 하죠. 그 사업을 다시는 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면요. 그리고 다시 일어서기 전에 그날 밤 나의 행동을 돌아보며 스스로 칭찬해 주겠습니다. 얼마나 본인이 대견할까요?
선행으로 내가 자랑스러워야 합니다.
어떤 관계든 끝날 때 기분이 좋아야 합니다.
다시 만나면 기분이 더 좋을 것입니다.
친구, 연인, 동료를 만날 때, 일 년 후 내가 '그 사람을 만나서 성장했는가' 질문하십시오. 그런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고명환 작가님/9월 16일 북클럽에서
독서는 바로 이러한 지혜를 내 깊이 깨닫고 나의 것으로 승화시키는 것이었다. 고명환 작가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