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존중할 것인가(너를 아끼며 살아라)

by 애니마리아


자존감과 자존심은 다른 감정입니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높이고 존중하는 것이고, 자존심은 세상에 나가서 남들과 비교하며 느끼는 우월감입니다.

29쪽『너를 아끼며 살아라』(나태주) 중에서



요즘 육아 관련 콘텐츠에서나 어른의 관계, 심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에 '자존감(自尊感)'과 '자존심(自尊心)'이 있다. '감'과 '심'이라는 형태소 하나 차이지만, 우리는 종종 이 단어들을 혼용해서 쓰기도 한다.



나태주 시인의 자존감과 자존심의 구분을 들여다보니 자존감보다는 자존심에 집착한 과거의 어리석음이 다시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린다. 흔히 '자존심 상한다'라는 표현처럼 나 또한 상처받은 마음을 대변하기 위해 속으로 이 말을 얼마나 되뇌었던가. 잘하지 못해서, 무시당해서 억울한 일을 겪어서 나의 존재에 생채기가 생겼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그것은 비교를 통해 느낀 우월감이었다니! 오히려 열등감이라 생각했던 나의 편견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숙여졌다.



좀 더 들여다보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자존심이 어긋난 감정이라면, 지나친 비교에서 온 열등감이든, 우월감이든 바람직하지 않은 감정임은 분명하다. 우월감이 상했다는 말은 결국 잘못된 우열 의식을 바로잡아야 함을 의미하기도 하니까. 중요한 건 나 스스로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있느냐, 없느냐이다. 타인과의 지나친 경쟁과 우열 가리기가 아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험으로 작용한 것이니까 말이다.



막상 사전을 찾아보면 이 두 단어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자존감: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자존심: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 (표준국어 대사전)'



자기 자신을 존중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걸로 봐서 자존감이나 자존심이 유의어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앞부분이 달랐다. 자존감은 스스로 품위를 지키지만,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자존감은 자신에게 집중하여 높은 이상을 지키려는 마음과 태도를 말하는 반면, 자존심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자신의 의견만을 고수하는 아집을 지적한다.



험난한 상황, 안 좋은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고 존중하는 것은 자존심. 타인 앞에서 단순히 창피함을 당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하지만 결국 나의 못남을 스스로 드러내는 마음이 자존심이 아닐까.



나를,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조언이다.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성과나 결과로 대우가 달라지는 현대에서 자존심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자존감의 뜻으로 돌아가 보자.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지켜야 할 품위란 무엇인가.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이라고 한다.(표준국어 대사전) 기품은 고상한 품격으로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혹은 품위라고 한다. 결국 품위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위엄은 무엇인가. 존경할 만한 태도나 자세라고 한다.(표준국어 대사전) 결국 자존감은 남보다 뒤처지지 않는 능력을 보이기보다 존경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올바른 태도를 지니고 지키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인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의미를 좇아가다 보니, 헷갈리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중시해야 할 '올바른 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살다 보면 성공이나 성취, 승리와 같은 결과만 얻을 수는 없다. 오히려 실패가 더 많은 게 인생이니 넘어지고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서는 힘, 포기하지 않고 다시 뚜벅뚜벅 걸어가는 힘, 나보다 더 노력한 사람을 인정해 주고 칭찬할 수 있는 마음, 배우려는 의지, 성실, 친절과 같은 가치를 기억하는 것. 이런 것이 정말 나와 타인을 존중하고 품위를 지키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성인이나 훌륭한 사람만큼 될 수는 없지만 그에 가깝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그런 이상을 지향하는 마음만으로도 자존감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 설사 부정적 상황에 빠지더라도 스스로를 미워하며 버려두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를. 어떤 일에 도전해서 생각보다 저조한 결과에 스스로 실망하고 자학하게 될 때가 있다. 반성하되 최대한 빨리 나를 토닥이고 일어서기를 바란다. 나를 존중하고, 내가 존중받길 원하는 것처럼 타인을 존중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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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아끼며 살아라저자나태주출판더블북발매2025.06.12.(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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