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나의 소중한 아들에게

군 입대 후 10일이 된 날, 너에게 보내는 첫 편지

by 애니마리아

나의 소중한 아들 요한아.

어느새 성인이 되어 군대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에 첫 문장을 쓰기가 이리도 힘들지 몰랐어. 입대일 훈련소에 가기 직전에는 절대 머리를 깎을 수 없다고 말한 네가 입대 하루 전에 돌연 머리를 깎겠다며 동행을 청하던 모습이 계속 떠오른다. 짧은 머리를 예상하긴 했지만 정작 배냇머리보다 못지않게 머리카락이 잘린 네 모습을 보니 잠시 울컥하더구나. 아, 우리 아들이 벌써 이렇게 커서 군대에 가다니!


시간이 흐르는 과정에서 수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요한이 하느님이 보내주신 최고의 선물이라는 생각은 변함없어.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돌이켜보면 요한이 아빠, 엄마, 그리도 너의 동생 미나까지 참 배려가 많은 아이였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엄마가 힘들까 봐 엄마의 첫 출산을 도와 진통 세 시간 여만에 태어난 게 시작이었지. 엄마도 부모가 된 게 처음이라 어설프고 실수도 많아 네가 첫째로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크게 내색하지 않고 참고 노력하고 배려해 준 순간이 훨씬 더 많았지. 특히 툭하면 우는 엄마를 보듬어 주고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너의 모습을 보면 때로는 엄마가 너를 키운 게 아니라 너를 통해 엄마가 더욱 성장한 느낌이야. 물론 엄마는 더 성장해야 하지만 말이야.


사랑하는 요한아, 이 세상 어떤 말로도 너에 대한 감사와 사랑, 고마움을 표현할 수 없을 거야. 앞으로, 아니 지금도 많이 힘들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버거운 순간이 있을 텐데 그럴 때 우리 요한을 믿고 응원하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때로는 의견이 다르기도 하고 항상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 상처를 받기도 하지. 그래도 너는 언제나 하느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최고의 은총이란다. 힘들면 울어도 돼. 잠시 넘어지면 어떠니? 다시 일어나는 게 힘겨울 때 곁에서 손을 잡아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 엄마가 있단다.


요한이 군대에 가니 다른 군인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우리가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희미하게나마 알 것 같아. 멀리서 고생하는 만큼 엄마, 아빠도 하루하루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갈게. 사랑하고 고맙다, 요한아. 우리 집 기둥, 파이팅! 훈련 잘 받고 무사히, 건강하게 그리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장병분들과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들길 기도하고 기원한단다.

P.S : 엄마는 요한이 좋아하는 축구 경기도 열심히 모니터 해서 소식 전할게. 지금 마침 대한민국이 말레이시아와 경기 중이야. 1:0으로 이기고 있지만 지켜봐야 할 것 같아. ^^


너를 아들로 만난 행운 덕분에 행복한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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