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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니마리아 Mar 11. 2024

서평: A SUMMER TO DIE


Title: A SUMMER TO DIE( 그 여름의 끝)


Author: 로이스 라우리LOIS LOWRY 1937


PUBLISHER: Houghton Mufflin Harcourt Publishing Company


PUBLISHED in 1977


특이사항: -『기억 전달자』 The Giver, 『별을 헤아리며 』Number the Stars 등 뉴베리 수상



* 주요 등장인물


Molly Chalmers: 주인공의 언니. 15살


Meg(Margaret Chalmers) : 나, 13살


Mr. Chalmers: 아빠


Lydia Chalmers:엄마


Will Banks: 이웃 할아버지



  몰리네 가족은 어느 날 한적한 외곽 지역으로 이사하게 된다. 십 대에 들어선 주인공은 매사 언니와 부딪히기 싫었고 자신만의 방을 기대했으나 아빠에게 양보해야 했다. 교수이자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한 아빠는 서재이자 책을 끝내기 위한 작업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새로 이사 간 집은 1840년에 지어진 건물로 거의 140년이 오래된 집이었다. 



   이야기 초반 메그는 자신과 언니의 다름을 설명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넌지시 알려준다. 언니인 몰리는 외모적으로 자신보다 훨씬 예쁘지만 대신 메그는 언니보다 똑똑하다. 하지만 멋진 외모에 늘 주목을 받았던 언니는 새로운 곳에서도 바로 남자친구가 생기는 등 여전히 인기가 대단하다. 몰리는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성장하여 뭔가 위대하고 중요한 일을 이루고 싶어 한다. 그게 뭔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이 존경의 뜻을 담아 자신의 이름을 부를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반면 몰리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름을 바꾸고 결혼해서 아이를 많이 낳아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 한다. 



  외모에서 성격까지 완전히 다른 두 자매는 서로를 경계하며 은근히 신경전을 벌인다. 다정한 모습은커녕 방을 같이 써야 하는 메그와 몰리는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말자는 언니의 제스처, 선 긋기로 더욱 그들 사이가 여전히 춥기만 하다. 때로는 서로를 부러워하며 잘 지내는 듯싶다가도 크게 다투기도 하는 자매들. 유난히 냉전이 길어지는 그날, 공교롭게도 몰리가 한밤중에 피를 흘리며 깨어나 부모님과 함께 급히 병원으로 가게 되고 집에 홀로 남아있는 메그는 죄책감과 외로움에 몸부림친다. 



   몰리는 선천적으로 심각한 지병이 있어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고 몰리는 홀로 새로운 학교를 다니다가 집 근처에서 길을 걷다가 '윌 뱅스'라는 할아버지를 알게 된다. 알고 보니 자신이 머물고 있는 집의 원래 주인이었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아내 이름 또한 메그였다는 공통점과 사진 촬영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친구가 된다. 



  이야기가 한참 진행되면서도 전형적인 현실 자매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그려지고 동네 할아버지와 손녀 같은 주인공의 특이하고 따뜻한 우정이 보기 좋았다. 병원 신세를 지는 몰리도 언젠가 나아서 사이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집으로 돌아온 몰리는 윌 할아버지와 새로 이사 온 또 다른 신혼부부와 친해져 삶의 활력을 찾았지만 이전의 생기를 잃어가며 성격마저 변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며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는데 끔찍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며 나도 모르게 충격을 받거나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슬퍼지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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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그 일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몰리가 무사히 집에 다시 와서 건강을 되찾고 잘 자라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를 바랐지만 잔인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듯 이 소설은 전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독자를 끌고 갔다. 실제로 작가의 경험을 모티브로 구성된 이야기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새삼 선명하게 다가온다. 큰 줄기로 봐서는 마음 아픈 장면이 많았지만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며 행복한 감정이 밀려오는 때도 있었다. 특히 한참 예민한 사춘기를 보내며 자신을 깎아내리는 메그에게 윌 할아버지가 메그 자신도 모르는 가치를 깨닫도록 하는 장면이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한다. 



176쪽


나는 달려서 할아버지를 따라잡았다. 


   "윌 할아버지! 대학 미술관에 제 사진이 걸려있는 것 아세요? "


윌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 걸려있는 게 싫으냐?"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할아버지가 제 사진을 참 예쁘게 찍으셨더라고요."


나는 대답하면서도 좀 쑥스러웠다. 윌 할아버지는 웃으며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이내 말했다.


   "메그, 너는 항상 예뻤단다."




  아픈 언니지만 자신과 달리 너무나 예쁘고 인기 많은 언니에게 느끼는 경쟁, 다툼, 장난과 애틋한 추억 등 온갖 애증과 복합적인 감정이 잘 드러난 소설이었다. 작품 후반에 자신의 실제 이야기와 언니를 소개하는 작가의 말까지 읽고 나니 이 소설이 마치 언니에 대한 작가의 헌사 내지는 편지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A Summer to Die는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실제로 작가의 언니가 아주 어릴 적이 죽었고 한참 후에야 이 일을 밝혔다고 한다. 



 흑백 사진과 칼라 사진이 함께 걸려 있는 전시실이 그려지는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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