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과 인간의 인연

서평『화이트 팽 WHITE FANG 』

by 애니마리아

야생과 인간의 인연

헨리와 빌은 썰매 견을 데리고 이동 중이다. 북아메리카의 오지에서 이들을 위협하는 건 추위와 기근뿐이 아니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곳에서 몇 날 며칠을 지내는 동안 굶주린 늑대들이 점점 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늑대 무리에서 온 붉은 떠돌이 개, 키치는 인간이 피운 불조차 무서워하지 않는다. 늑대 무리는 개들을 공격하고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목숨마저 위협한다. 헨리와 빌은 개들을 모두 잃고 겨우 그곳을 벗어나지만 키치와 늑대개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늑대 무리의 리더 '외눈이' 사이에서 태어나 살아남은 화이트 팽은 한때 어미견, 키치가 속했던 인디언 부족을 마주친다. 어미 견 키치와 달리 화이트 팽은 늑대의 피가 흐르는 야생 동물이지만 극심한 추위와 배고픔에 인디언 부족에 의지하며 서서히 길들여진다. 인간과의 교감을 나누는 관계가 아니라 인간에게 무조건 복종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해야 하는 일꾼의 삶이었다. 화이트 팽은 처음으로 경험하는 인간 사회에서 잠자리와 먹이만 겨우 해결할 뿐이다. 야생과는 다른 약육강식의 현실과 마주하였고, 거부하면 심한 매질을 생활을 강요당하는데….



작가 잭 런던(Jack London 1876~1916)은 미국의 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이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 중학교를 중퇴하고 통조림 공장일, 신문 배달원, 어업 감시원 등을 하다가 1895년 오클랜드 고등학교 및 캘리포니아 대학에 입학했다. 1897년 클론다이크 지방에서 금광 소식이 있자 런던도 21세에 그곳으로 떠났으나 괴혈병만 얻어 돌아온다. 이후 우편국에서 일하며 잡지에 단편을 기고했으며 1900년 『늑대의 아들』을 발표했다. 이후 『야성의 부름』(1903), 『바다 늑대』(1904), 『강철 군화』 (1908) 등을 발표했고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본 작품 『화이트 팽』은 1906년 작품으로 『야성의 부름』과 달리 개의 야생 귀환이 아닌 야생 동물의 문명으로의 적응을 긴 호흡으로 다룬다. 1904년 즈음에는 러일전쟁의 종군기자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조선 사람 엿보기>라는 보고서를 기록하기도 했다.



화이트 팽은 출신으로 보면 붉은 떠돌이 개, '키치'가 엄마고 아빠는 잔인한 늑대 무리의 리더인 '외눈박이'다. 화이트 팽의 삶은 소설의 중반이 넘도록 거칠고 때로는 잔인하게 펼쳐진다. 모견의 옛 주인 인디언 마을에서도 오로지 썰매 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소유물로 취급받는 것도 모자라 다른 개들의 텃새를 견뎌야 했다. 이에 더해 두 번째 주인 뷰티 스미스는 죽이거나 죽여야 하는 투견으로 키우며 절대복종을 강요하고 육체적으로 학대한다. 야성에 잔인성까지 부여받아 인간에 대한 신뢰는커녕 두려움과 증오로 가득 찼다.



이런 상황에서 작품을 들여다볼수록 독자는 '늑대는 과연 인간에게 길들여질 수 있는가, 인간과 어울려 살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봐봐. 하얀 송곳니 좀 보라고!"

남자는 껄껄 웃었다. 그는 늑대 새끼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린 늑대는 재빨리 몸을 움직이더니 남자의 손을 물었고 기어이 피를 보고 말았다.


39쪽/WHITE FANG



기구한 운명을 산 인간처럼 화이트 팽은 죽음을 넘나들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지만 인내와 사랑으로 다가서는 위든(Weeden)을 만나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하지만 타고난 본성은 인간이나 늑대나 결코 만만치 않은 진리처럼 다가온다. 잭 런던의 또 다른 작품 『야성의 부름』을 이전에 읽은 적이 있다. 닮은 듯 전혀 다른 방향과 감동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클라이맥스의 가슴 아픈 장면이 압권이기도 하다. 관련 작품이 영화로도 나왔으니 함께 보면 비교해 보면서 감상하는 재미가 더할 듯하다. 동물, 특히 반려견을 키우거나 이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더욱 즐거운 독서 여행을 경험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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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Fang

Iboo Press/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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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와일드

모험, 드라마, 가족2020크리스 샌더스/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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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알렉상드르 에스피가레/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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