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Y POTTER AND THE HALF BLOOD PRINCE
부제; 원서, Harry Potter and the Half Blood Prince를 읽고
제목: Harry Potter and the Half Blood Prince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지은이: J.K. 롤링
옮긴이: 강동혁
출판사: Bloomsbury
출판일: 2014년 9월(초판 2005년)
장르: 창작 동화 storybook 원서
길이:p. 542
나의 별점:4/5
* 6권의 주요 등장인물
- 슬러그 혼 교수 Horace Slughorn : 볼드모트가 '톰 리들'이란 이름으로 마법학교 학생이었을 때 그를 가르친 교수
- 드레이코 말포이 Draco Malfoy
- 세베루스 스네이프
- 혼혈 왕자
- 나르시사 Narcissa
* 주요 내용
6권에 해당하는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는 시리즈의 마지막은 아니지만 거의 클라이맥스에 가까운 위기 단계에 해당하는 편이다. 독서 중에 느끼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큰 파도가 지나가는 듯한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의 각 권마다 중심 사건이 있는데 이번 시리즈에는 크게 두 가지 줄기로 나뉜다. 하나는 덤블도어와 해리 포터가 심혈을 기울여 알아내려는 호크룩스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해리 포터가 우연히 사용하게 된 책의 주인 '혼혈 왕자'에 대한 비밀을 밝히는 과정이다.
* 줄거리
어느 날 해리 포터는 덤블도어 교장을 따라 은퇴한 교수, 슬러그 혼을 찾아가 그가 교수직을 맡도록 돕는다. 교수 초빙에 해리가 참여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슬러그 혼은 볼드모트가 학생일 때 그와 친했던 교수로 '호크룩스'와 관련된 사건을 왜곡해서 기억하고 있었다. 볼드모트와 싸우기 위해 아주 중요한 기억이지만 정확에게 알 수 없었기에 더 이상 진전이 없던 차에 덤블도어는 해리에게 슬러그 혼과 친해져서 진짜 기억을 알아내라는 임무를 내린다. 하지만 눈치를 챈 슬러그 혼은 해리의 접근에 속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며 톰 리들(볼드모트의 학생 시절 이름) 과의 기억을 더욱 꼭꼭 숨기는데...... 과연 해리는 호크룩스의 비밀을 어떻게 밝혀낼 것인가? 가능하기는 할까?
* 6권의 특징과 주목할 포인트, 큰 줄기에서 나온 곁가지 사건들
마치 해리에게 주어진 거대한 임무처럼 보이는 이 두 가지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가지처럼 뻗어 나간다.
우선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 '호크룩스(Hocrux)'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어둠의 마법이자 학교에서는 언급조차 금지될 정도로 위험한 개념이다.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도 마법사들도 생을 다하면 죽기 마련이지만 호크룩스를 만들어 놓으면 영생할 수도 있다. 육신이 사라지기 전에 영혼을 분리해 물건이나 생명체에 담아 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인과 같은 끔찍한 악행을 저질러야 만들 수 있는 악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바로 이 호크룩스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볼드모트의 야심을 알아내는 것이 호크룩스의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호크룩스가 존재하며 어떤 형태로 어디에 숨어있는지 앞으로 알아내야 하는 정보가 산더미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지만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할 만큼 위험한 일임은 분명하다.
슬러그 혼의 교과목은 '마법의 약'이다. 이전에는 스네이프 교수의 과목이었고 해리는 고전을 면지 못할뿐더러 별로 좋아하는 과목도 아니었다. 하지만 우연히 학교 선배가 쓴 듯한 교과서를 사용하게 되었고 그곳에 쓰인 각종 메모 덕분에 우등생이 되어 칭찬은 물론 슬러그 혼이 주는 상, '행운의 묘약(Felix Felicis)'까지 받게 된다. 책의 주인은 원래 혼혈 왕자라는 별명을 스스로 쓰는 사람이었고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이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려고 애쓴다.
영화에서도 십분 느낄 수 있지만 심각한 사건이 즐비하고 분위기가 무거워도 유머스러운 장면이 사이사이에 들어있어 긴장감을 풀게 한다. 바로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십 대들의 사랑 이야기다. 론을 좋아하는 헤르미온느는 아직 본인의 감정을 눈치채지 못하는 론과 철없는 행동 때문에 괴로워한다. 특히 론에게 접근하며 키스 세례를 퍼붓는 소녀 라벤더 브라운과 삼각관계가 풋풋한 장면을 보여주며 웃게 하면서도 '귀여운 우리 꼬마 친구들이 벌써 많이 자랐구나'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해리 또한 드디어 론의 동생 지니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다. 질투심에 어쩔 줄 모르면서도 한편 가장 친한 친구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에 멈칫하며 갈등하는 소년이기도 하다. 이미 책을 읽었거나 영화를 본 사람은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 이미 알겠지만 순식에 지나칠 때 느끼지 못한 세밀한 감정과 변화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이 어떻게 자라나고 변화되며 사라지기도 하는지, 서로의 관계와 상황에 따라 전개가 어떻게 꼬일 수도 있는지를 그려보며 새삼 드라마의 힘, 소설의 힘을 느끼게 된다.
작지만 재미있는 개념이 호그와트의 학생들 중심으로 나타난다. 마법의 약, 마시면 하는 일마다 행운이 찾아오고 일이 잘 풀리는 행운의 묘약, 플라세보효과, 진정성의 힘이 어우러져 현실과 판타지의 세상이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한다. 이런 개념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낸 작가의 재치가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이 책 또한 결말에 가까울수록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말이 쥐덫처럼 숨어있다. 이야기 초반과 후반의 완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1권부터 나온 사건, 가령 해리 이마에 새겨진 흉터, 톰 리들의 일기장과 같은 에피소드가 6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아마 7권도 마찬가지일 거라 예상된다. 어느 기사에서 작가는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시리즈 전체가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마치 종으로, 횡으로 거미줄처럼 수많은 단서와 사건들이 얽히고설키어 존재감을 드러내는 듯하다.
허망함, 충격, 황당함이 해리가 느끼는 감정에 독자도 함께 빠져들며 혼란을 담은 구절이 한동안 기억에 남았다.
해리는 R.A.B.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궁금하지 않았다. 앞으로 그 어떤 것에도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듯했다. 누워있던 해리는 문득 주위가 아주 조용해진 것을 알았다. 폭스(덤블도어의 불사조)가 노래를 멈추었기에.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모르나 해리는 알 수 있었다. 불사조가 그곳을 아예 떠나버렸음을. 덤블도어가 학교를, 세상을 해리 곁을 영원히 떠난 것처럼...... (p.526)
He felt no curiosity at all about R.A.B.: he doutd taht he would ever feel curious again. As he lay thre, he became aware suddenly that the grounds were silent. Fawkes had stopped singing.
And he know, without knowing how he knew it, that the phoenix had gone, had left Hogwarts for good, just as Dumbledore had left the school, had left the world... had left Harry.
* 추천 대상과 주의점:
셜록 홈스, 애거사 크리스티와는 다른 결의 판타지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서스펜스와 비틀기가 있다. 이런 미스터리와 다빈치 코드와 같은 수수께끼, 비밀을 탐구하는 내용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성인도 해리 포터가 꽤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단, 너무 복잡한 구조나 시리즈물의 내용을 다 알아야 전체 플롯을 이해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시리즈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조금 짜증이 날 수도 있다:) 길이도 평균 500~600쪽에 달하기에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는 것을 추천한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지만 그렇다고 만화처럼 휙휙 넘기면 곳곳에 숨어 있는 단서와 독특한 이야기, 호기심을 발휘할 기회를 놓칠지도 모르니 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가능하다면 영화와 함께 보는 것도 좋다. 방대한 구성과 내용이 반영이 안 된 곳도 있고 다소 변형되어 나타난 경우도 있어 그 차이를 음미해 보기 좋은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