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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니마리아 Sep 04. 2024

*조금 다를 뿐 괴물은 아니야

<세상과 소통을 꿈꾸는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


제목: 세상과 소통을 꿈꾸는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


토니 애트우드 지음/이상연, 조장래 옮김


궁리 출판


2023년 11월 10일 2판 1쇄(1판 9쇄: 2016년 11월 25일)


별점: 4/5



원서 A Boy Called BAT에 나오는 주인공 소년은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소년이다. 평범함과 독특함 사이를 오가는 소년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던 책이었다. 읽다가 읽은 후에도 관련된 용어가 계속 머릿속에 남았고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자폐 스펙트럼의 정의부터 차이 등 여러 의문점이 생겼다. 그래서 읽는 도중에 관련 도서를 찾아보았고 <세상과 소통을 꿈꾸는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을 구입해 읽게 되었다. 



여러 출처와 사전을 이용해 찾아보고 책을 읽었지만 완전히 이해 가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이 증후군의 양상이 질병인지 아닌지도 전문가마다 의견이 달랐고 서로 어디에 속하는지 분류하는 기준도 달랐다. 그래도 전에는 그저 '문제, 장애'로 인식하던 용어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마침 나처럼 무식한 일반 독자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책을 펼치자마자 서두가 시작되기도 전에 아스퍼거 증후군 Asperger's syndrome과 자폐스펙트럼 장애 Autism Spectrum Disorder, ASD에 대한 안내가 언급되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임상 양상 중 하나로 따로 진단명을 주어 구분했으나 2013년 이후 미국 정신 의학 협회에서는 모두 자폐스펙트럼 장애로 통합하여 진단하고 있다.(p.5)




출처 입력







이 설명에 따르면 마치 아스퍼거 증후군이 자폐스펙트럼의 부분 집합으로 쏙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아스퍼거 증후군에만 나타나는 특징이 따로 있는 것으로 봐서는 서로 별도의 영역에 있는 상태에서 교집합으로 존재하는 내용도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령 비교적 언어 소통 및 구사 능력에 문제가 어릴 때부터 확연히 드러나는 자폐증에 비해 아스퍼거 증후군은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거나 언어 발단 지연이 두드러지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지적 능력이 양호, 뛰어나서 현학적인 어휘 구사를 하는 경우도 있어 눈길을 끌기도 한다고. 역사적으로 영재나 천재 과학자나 예술가 가운데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거나 의심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납득이 갔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으로 토니 애트우드(작가)의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읽어보면 많이 도움이 된다.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처음 정의를 내린 이는 소아과 의사 한스 아스퍼거다. 공통적인 특징으로 몇 가지 예시를 드는데 가령 감정이입을 잘하지 하고 친구를 사귀는 능력이 부족하며 일방적인 대화를 하거나 특별한 관심사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고 서툰 몸동작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p.8)




초등학교 시절 반에서 아주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는 남학생이 있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 일어서서 발표를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너는 왜 그렇게 몸을 흔들면서 말을 더듬냐? 좀 똑바로 말을 못 하고!"라고 말했고 순간 어색한 기운이 돌면서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 아이는 민망한 듯 웃었지만 뒤에서 보고 있던 나는 괜히 내가 당한 듯 기분이 상했고 그 아이가 안쓰러웠다. 선생님은 말이 어눌한 그 아이의 모습이 답답했을 수도 있고 오해하셨을 수도 있지만 좀 더 기다려주시지 않는 선생님이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다. 



학원 강사 시절의 일이다. 한 아이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내게 과제 검사를 맡으러 온 적이 있다. 얌전하고 내성적인 남학생이었는데 늘 예의 바르게 대답하고 노력하는 아이였지만 얼굴을 한쪽으로 실룩거리며 소리를 내는 틱 증세가 있었다.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서 그에 대해 말하는 일은 자제했지만 그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놀림을 받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으니까. 아이들은 순수하지만 그렇기에 솔직한 반응으로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주거나 받기도 하니까 말이다. 



독특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어른일 경우는 더욱 불편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전철 등에서 홀로 중얼거리거나 왔다 갔다 하는 언행이 두드러지면 이상하다는 감정을 넘어서서 두려워지기도 해 자연스럽게 곁을 피하고 싶어지기도 하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혹은 무의식적으로 어쩔 수 없는 행동인지 타인을 괴롭히려고 의도가 있는 언행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면 더욱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 



과연 그들과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일까? 이 책 서문에는 유치원생부터 노인, 노벨상 수상자, 교수, 유명인 등 한 사회인으로서 살아가는 인물에게도 이러한 면을 목격할 수 있다고 했다. 보통 사람에게는 쉬운 삶의 기술이 이들에게는 너무 어려워서 오랜 시간 인내와 연습이 필요하기도 한다는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나아지고 싶은 의지와 독창성을 바탕으로 재능인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 보았다. 자신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는 자극적인 기사가 눈에 띄었다. 일론 머스크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자폐성  장애가 있지만 수영 선수로 활동하는 사람의 이야기, ADHD가 있는 스타 강사의 고난 많은 인생에 대한 기사를 보면 그들의 용기에 감탄하게 된다. 



때로는 필자도 이들과 다르지 않은 때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편견과 무지함이 부끄러울 때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되돌아보면 책에서 언급한 면이 있었거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령 빛과 소리, 냄새에 민감하다든지 자주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든지 하는 부분이다. 타고난 성격으로 볼 수도 있으나 정도의 차이지 완전히 다르다고 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생각까지 하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 자체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부모, 형제와 같은 가족은 물론 교사, 이웃, 이들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직접적 관련이 없더라도 필자처럼 막연히 두려워했거나 오해하거나 피하기만 했던 사람, 혹은 돕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못 잡았다면 이런 여러 사례와 기본적 가이드라인을 통해 삶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아이마다 성향에 맞게 격렬한 운동을 하게 하거나 개, 고양이 같은 동물과의 유대감 형성을 유도하기도 하고 십자말풀이와 같은 집중 활동 및 그룹 활동이 긴장 해소를 위해 이용될 수 있다. 세상을 보는 그들 특유의 관점을 생각하고(결국 역지사지이다) 단순히 병으로 이기심으로 결론짓지 않으려는 노력만도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계의 우연으로 결핍이 일어났을 수도 있고 타고난 기질일 수도 있으며 결국 모두 다 같은 외로운 인간이라는 심정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함께 읽으면 더욱 이해에 도움이 되고 재미있는 독서가 될 만한 책과 영화도 떠오른다.



               <까치발 소년> 김리하 작가님             


               영화 '엑스맨 시리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동안 보이지 않는 선을 나도 모르게 그었다면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인식 자체의 전환과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 보듬어 가는 세상에서 괴짜지만 멋진 능력자를 많이 만들어내는 데 일조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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